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입후보자들의 전남대병원 유치공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너도나도 자기지역으로의 유치 타당성을 내세우며 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업 계획도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지역의 중심 의료기관을 정치적으로 결정할 일인지 의문이다.

전남대병원은 최근 병원 신축·이전에 대한 여론 수렴에 나섰다. 이번 주부터 병원과 의과대학 의료진, 직원, 동문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병원 신축·이전의 찬성 여부와 어느 지역이 부지로 적절한지 등을 묻고 있다. 병원 내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 1982년 건립된 전남대병원은 리모델링, 보수 비용으로 해마다 수십억원이 들어가고 있다. 늘어나는 환자에 비해 병실, 주차공간 등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신축이전 등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이유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출마자와 지자체들의 유치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점이 걸린다. 아직 사업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도나도 공약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병원 내부 구성원들의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전남대병원측으로선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치다.

전남대병원은 광주·전남은 물론 호남 최대의 국립 중심 의료기관이다. 따라서 전남대병원의 신축·이전문제는 철저한 타당성과 정부와의 교감, 내부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 것이 옳다. 자칫 정치적 결정으로 부지가 결정될 경우, 그 피해는 지역민들에게 부메랑 될 수 있다는 점을 후보자들과 병원측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