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온·오프라인에서 특정 관심사와 주제를 갖고 친목 도모와 각종 정보를 나누는 동호회들이 지방선거 열기로 회원들간 다툼이 벌어지는 등,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지지후보에 따라 회원들의 정치적 색깔이 갈려 논쟁과 상호 비방이 이어져 얼굴을 붉히며 설전이 오가고, 친목 분위기까지 해지는 등 폐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동호회에선 이런 문제 때문에 친목 분위기가 해칠 우려가 있어 '정치 토론 금지'기류까지 조성되고 있다.

23일 광주지역 온·오프라인 카페 및 동호회 등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열기로 각 후보자에 대한 정치 논쟁 등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조기축구·동문회·배드민턴·등산·자동차 등 정치와 무관한 친목 동호회지만 지방선거가 점차 다가오면서 각 출마 후보자들에 대한 개인생각과 의견 등을 자연스럽게 개진하고 있다. 인터넷카페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SNS 그리고 직접 오프라인에서 만나 여러 의견을 나누며 설전이 오가기도 한다.

광주·전남에선 특정정당의 강세가 부각되다 보니 6월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보단 당내 후보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때문에, 일찍부터 과열된 선거열기로 후보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평가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지후보에 따라 동호회원들 간 정치적 색깔이 극명히 갈려 출마 후보의 비방으로 이어지고, 친목 분위기까지 해칠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최근 광주지역에 출마하는 특정 후보의 '부역자 논란'에 대해 지역 모 오프라인 조기축구 동호회원들간 설전이 벌어졌다.

지난 2011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온라인카페를 통해 만든 A동호회는, 회원수 48명으로 꾸려져 나름 적극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 전국 클럽대항전서 우승을 하는 등, 지역에선 나름 유명한 클럽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시합이 끝난 뒤 뒤풀이 자리에서 부역자 논란에 있는 후보 지지자와 상대후보를 지지하는 회원간 언쟁이 붙어 난감한 상황이 연출됐다.

주변 회원들의 만류로 10여분간 이어진 설전은 현장에서 마무리 됐지만, 자리가 끝난 뒤 단톡방에서 갑론을박 치열한 비방전이 벌어져 밤새 논쟁이 지속됐다.

전남지역의 명문고교로 알려진 모 동문회에서도 정치관련 문제가 시비가돼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자치단체장 출마 후보의 동기 동창들이 후보 단일화 문제로 의견 충돌이 생겨 동문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등, 상당한 내홍을 겪였다.

결국, 이들 동호회와 동문회는 선거로 인한 갈등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자 공지사항을 통해 '앞으로 선거 관련 정치 논쟁은 일절 금한다'라는 규칙을 정했다. 일부 온라인 카페에선 '6월 지방선거 후까지 정치 글을 일시적으로 금지한다'는 글까지 띄운 상태다. 동호회 개설 취지와 전혀 맞지 않은 관심 밖 정치 의제로 회원들간 갈등이 불거지자 자체적으로 내린 특단의 결정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등산 동호회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지지 후보 및 특정 정당에 관한 이야기를 일체 금지토록 했다"며 "지난달 등산 후 술자리에서 불미스런 사고가 발생해 '정치 발언 자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관심사를 갖고 모인 동호회나 친목단체는 논란이 있는 의제에 관해 '자발적 침묵'으로 갈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에서 정치 토론 금지는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장치로 볼 수 있다"며 "정치문제가 갈등요소가 큰 만큼 스스로 자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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