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는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협을 예방 또는 감소시키고, 현장에서의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 빠른 이송을 통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여러 환자의 유형이 많아짐에 따라 구급출동이 급증하고 있는데, 복지 수요만큼 119구급대의 변화도 실감케 한다. 이러한 구급대의 활동량 증가에 따른 대원의 업무상 피로도나 외상성 스트레스 증후군, 환자접촉으로 인한 2차 감염 위험성보다도 우리 구급대원을 지치고 멍들게 하는 건 다름 아닌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이다.

구급대원 폭행사고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광주에서 3년간 11건의 폭행사고가 발생했다. 현행법에서는 119구급대가 위급하지 않은 경우 이송을 거절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동 전 응급 여부 판단이 사실상 어렵고 거부했을 때 사안에 따라 법적인 논란의 소지가 있다.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다.

얼마 전 술에 취한 노숙자가 119에 신고 한 후 병원에 데려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급대원을 폭행해 경찰에 붙잡힌 사례가 있었다. 구급대원은 환자상태를 살핀 후 긴급이송 대상이 아님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구급대원을 폭행한 것이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한 대 맞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깊은 멍이 들어간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폭행의 원인으로는 단순 만취, 도착 지연, 아무 이유 없음 등이 있다. 원인별로 많은 수의 통계자료들이 나와 있지만, 사실상 이 통계가 전부는 아니다. 실제 신고가 접수된 경우 가해 정도가 매우 심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직접 폭행을 당한 사건 외에는 현황 파악이 안 되고 이들에 대한 폭언이나 성추행 사건 등 실제로는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에서도 현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구급차 내 CCTV설치, Wearable 캠 보급, 홍보활동 등 강력한 법적 대응(소방 기본법 상 소방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으로 맞서고 있지만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은 줄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법적 절차 전에 중요한 것은 시민들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통과 화합만이 서로의 관계를 신뢰로 다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119 구급대원은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범죄수사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구급대원 폭행 사건 발생 시 보다 체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각 시·도 소방본부마다 소방특별사법조사팀을 만들어 전담 변호사를 채용하고 있다. 구급대원 폭행사건 발생 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경찰이 들여다볼 수 없는 세세한 부분까지 조사 후 효과적인 법적 대응과 대원 보호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출동하고 응급환자처치의 전문성을 겸비한 구급대원을 신뢰할 때 비로소 원활한 응급의료체계가 작동해 구급대원과 응급환자 모두 안전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시민 모두가 안전한 나라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