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억울하게 유죄판결을 받은 대상자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광주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김석담)는 최근 대검찰청 공안부로부터 5·18 민주화운동 재심 청구 사건 86건 112명 중,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고 홍남순(당시 66세) 변호사 등 41건 45명에 대해 검사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관할이 없는 39건 53명에 대해 각 관할 검찰청으로 사건을 이송할 예정이며 재심청구 검토가 필요한 사건 및 피고인이 신원미상인 6건 14명에 대해서도 추후 확인절차를 거쳐 재심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5·18 특별법은 5·18과 관련된 행위 또는 12·12 사태와 5·18을 전후로 발생한 헌정 질서 파괴 범죄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로 유죄를 선고받는 사람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번 재심청구 대상은 지난 2006년 타계한 홍 변호사가 포함됐다. 홍 변호사는 5·18 당시 16명의 수습위원과 함께 5·18 시민 희생을 막기 위한 소위 '죽음의 행진'에 나섰다가 내란 중요 임무에 종사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년 7개월간 복역한 뒤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1980년 5월 24일 버스에 승차해 계엄해제 등을 외치고 총을 소지한 채 경계 근무와 강간용의자를 경찰봉으로 폭행,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 모씨(20)도 재심 청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5·18과 관련해 군법회의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은 모두 402명(160건)이다. 이 가운데 284명은 5·18 특별법 제정 이후 당사자나 유족이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상당수는 아직도 재심청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들 사건을 헌법 존립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행위로 보고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고광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