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싱가포르에서 한반도 운명과 우리 삶에 거대한 영향을 미칠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북과 미국은 234개 국가 중 가장 적대적인 나라로 상대를 '악의 축'과 '철천지 원수'라 부르며 73년을 지냈다.

그런데 2018년 6월 12일은 두 나라가 두텁게 쌓인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친구관계로 변신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원수에서 친구로 변신은 대북적대정책 포기와 비핵화로 큰 방향을 잡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그리고 북미수교로 구체화 된다.

북미관계의 변신은 우리 삶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온다.

먼저 우리 땅에서 전쟁걱정이 사라진다. 한반도는 중동과 함께 전쟁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실제 1994년 6월 18일 영변폭격 1시간 전에 카운트다운이 멈춘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을 막기 위해 항공모함 3척을 한반도 해역에 집결시켜 최고 수준의 압박을 했으며, 29일 화성15형 ICBM을 발사하자 미국은 12월 4일 전투기 230대를 동원해 핵시설 폭격작전을 전개했다.

이렇게 북미대결이 최고조에 도달했으나 10일 후 미국이 먼저 대화제의를 하고, 북이 평창올림픽 참여를 선언하면서 북미대화가 시작돼 정상회담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북미관계 변신은 평화통일을 촉진한다.

북미관계정상화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그리고 수교로 이어지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안정적이고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평화통일을 촉진하게 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다시 열리고, 이산가족이 기차로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대학생들은 기차타고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고, 고등학생들은 신라와 백제권에서 고구려 유적까지 보는 평양 수학여행이 가능하게 된다.

나는 통일이 된다면 두 가지 꿈을 이루고 싶다.

먼저 22년 동안 묵묵히 통일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아내에게 옥류관에서 생일파티를 해주고 싶다. 평양을 두 번 방문해 냉면 맛을 보았는데 그 때마다 아내 생각이 났다. 오랜 세월 통일을 기다린 아내에게 기쁨을 듬뿍 안겨주고 싶다.

그리고 DMZ와 개마고원 트레킹을 가려고 한다. 대결의 땅이던 DMZ를 걸으면서 회해와 상생의 시대를 상상해 보고 싶다.

개마고원은 산티아고와 네팔 히말라야처럼 세계적인 걷기명소가 될 것이다. 여름에도 온도가 활동하기 가장 쾌적한 18도여서 개마고원을 걷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맑아질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과 통일만보를 하면서 평소에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통일만보는 걸으면서 통일을 생각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생활운동이다.

일주일 중 하루 당번을 정해서 걷고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에는 함께 모여 걷기명상을 한다. 그동안 풍암 저수지, 화순 너릿재, 운림동 동적골, 푸른길을 걸었다.

오늘은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며 너릿재에서 은빛평화순례를 한다.

'걸으면서 통일한다'는 말처럼 이제 통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창조적인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