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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사범 임기연장 위한 항소·상고 악용 막아야

박 원 우 사회부장
경찰, 선거 사범 506명 수사중

2018년 06월 19일(화) 16:42
촛불혁명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가 마무리됐다. 북미정상 회담을 비롯한 굵직한 현안에 묻혀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투표 열기는 예상밖으로 뜨거웠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6·13 지방선거 투표율은 60.2%로 1995년 첫 민선 지방선거를 제외하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사태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의식이 크게 고취된 것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주의는 화초와 같아서 늘 관심을 갖고 가꾸지 않으면 금새 시들어버린다는 말이 있다. 민주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 하지 않을 때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지도자가 등장해왔다는 걸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높아진 배경에는 지난 정권에서 배웠던 이런 교훈이 작용했을 것이다.

국민들의 투표에 대한 의식은 이처럼 높아졌지만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겠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선거행태는 낯부끄럽기만 했다.



경찰, 선거 사범 506명 수사중



경기도 지사 선거에서는 여배우와 스캔들이 터져 나와 국민들을 실망케 했다. 민주주의 의식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광주전남에서도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온갖 불·탈법 선거가 기승을 부렸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당선자 등 3명이 수사대상에 올랐고 기초단체장과 의원 후보 등 506명도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광주지검은 현재까지 336명을 입건한 상태다.

검찰은 이 가운데 29명을 기소했고, 12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현재 검찰에 의해 295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선거 사범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거짓말 사범이 73명(21.7%) ▲금품사범이 59명(17.6%) ▲여론조사조작사범이 6명(1.8%) 등으로 거짓말 사범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검찰은 선거 사범의 경우 6개월의 단기 공소시효가 적용되는 만큼 공소시효 완성일인 오는 12월 13일까지 비상근무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광주·전남경찰도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거사범 276건 506명을 조사하고 있다. 시장 도지사 당선자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당선자들 상당수가 선거법에 의해 고발됐거나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대석 서구청장 당선인은 공무원 인사 개입과 사업수주 대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고, 권오봉 여수시장 당선자는 개표 시작 전 당선 인사말을 발송했다며 상대 후보측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고발 당해 경찰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현복 광양시장 당선인은 선거공보물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이승옥 강진군수 당선인은 설 명절 인사장을 발송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조사가 진행중이다.

이윤행 민주평화당 함평군수 당선자도 보도자료에 허위사실을 적시한 의혹을 받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당선자 상당수가 선거법에 적발됐고, 일부는 당선 무효형까지도 내려질 수 있는 중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래서야 당선인이 얼마나 시·군정에 집중할 수 있겠는가? 또 해당 지역민들 역시 언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지 모르는 판에 얼마나 시·군정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선거사범 항소·상고제 정비시급



선거가 치열했던 지역일수록 선거법 적발 건수가 많아 심각한 후유증이 불가피해 보인다. 선거후유증은 곧 지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가 싸움꾼을 뽑는 선거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지방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나 다름없다. 아직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을 남겨두고 있지만 민주주의 축제를 망친 불·탈법 선거운동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또 항소와 상고 등을 악용해 재판기일을 질질 끌면서 임기를 연장하는 오랜 관행에도 이젠 제동을 걸어야 한다. 촛불혁명을 통해 한층 높아진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 맞춰 이제는 낡은 사법시스템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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