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앞두고 대학가 원룸촌에 '단기 전대차(집주인에게 방을 빌린 세입자가 그 방을 또 다른 사람(전차인)에게 빌려주는 재임대)'가 성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단기 전대는 부동산과 집주인을 거치지 않고 직거래를 통해 계약이 성사된다는 점을 악용해 사기 피해 등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주인의 동의 없이 방주인이 임의로 방을 빌려주는 전대차는 엄연히 불법으로 규정돼 자짓 법적분쟁까지 휘말릴 소지가 커 관련 절차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광주지역 대학가 주변 부동산 등에 따르면 여름방학을 앞두고 월세방 세입자인 대학생들이 다시 세를 놓은 단기전대차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대학생들의 방학기간 단기전대는 약 2개월 동안 월세 부담이 없어 돈을 아낄 수 있고, 단기로 머무를 곳이 필요한 학생들은 방을 구할 수 있어 대학가 원룸촌에선 흔히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주로, 방학 동안 귀향·어학연수 등으로 원룸을 비우는 자취생들과, 계절학기·실습 등으로 이 기간 학교 근처에서 생활하려는 학생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계약이 성사된다. 때문에, 대학가 원룸촌에선 전대차 계약이 흔한 풍경으로 통한다.

실제, 각 대학의 인터넷게시판과 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 등에선 원룸을 방학기간에만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재임대 거래가 빈번하다. 관내 A대학교의 인터넷 게시판엔 '방학기간 방 있어요', '7~8월 방 구해요'라는 단기 재임대 글과 방을 구한다는 내용이 10여건 올라 있다.

하지만, 전대차 계약은 법률상 불법이고 분쟁이 생길 경우 민사소송으로 번질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집 주인의 동의가 없는 전대차는 계약해지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다수 대학생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불법임을 아는 경우에도 집주인에게 별 다른 통보 없이 방을 내 놓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를 두고, 전대차를 놓는 학생들은 오히려 방학 동안 방을 비워 놓고 월세를 내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조선대 인근 원룸촌에서 자취하는 정모씨(22)는 "1년 중 절반 가량은 비워두는 방인데 월세는 계속 내야 하는 게 불합리하고 부담감이 크다"며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어차피 안 쓰는 방이어서 재임대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변 원룸촌의 또 다른 학생은 "전대차 계약이 불법인줄 몰랐다"며 "임대계약 기간 만큼은 세입자의 권리인 줄 알았는데 관련 규제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불법인 전대차의 맹점을 악용해 사기행각도 우려된다. 인터넷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 등엔 단기 전대를 위해 예치금을 입금한 직후, 전대인과 연락이 끊겼다는 피해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두달 치 월세를 미리 내고 재임차를 했는데 원룸의 임대 기간이 보름밖에 남지 않은 경우, 집주인 동의를 받지 않아 뒤늦게 알게 된 주인이 퇴거를 요구하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안전한 전대 거래를 위해 집주인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짧은 기간이라도 전대차 계약서를 써야 한다"며 "구두로 동의를 받는다면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녹음 등의 증거를 남겨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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