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닭 가격은 1년전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광주지역 삼계탕 가격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해 양계농가의 불만을 사고 있다.

양계농가들은 산지 닭 가격이 폭락하면 삼계탕 집을 비롯한 식당에서도 이를 반영해야만 소비량이 늘어나 산지가격이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며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올 여름 시중에 공급될 닭이 예년보다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산지 닭 가격은 바닥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광주전남지역 양계 농가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닭고기(산지)의 ㎏당 도매가격은 1,164원으로 평년 대비 24.9% 하락했다.

산지 닭 값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삼계탕 등 가격은 지난해보다 다소 올라 양계농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 닭고기 가공식품 가격은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을 보면 이달 '하림 토종닭백숙(1050g)'의 가격은 평균적으로 9,522원으로 1년 전 9,990원보다 400원 가량 떨어지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전국의 삼계탕 가격 평균은 1만 2,939원으로년 전 1만 2,599원보다 340원 가량 상승했다.

특히 16개 시·도 중 광주 지역 삼계탕 외식 가격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 닭 가격 폭락에도 시중 소비자 가격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자 양계농가들은 판매가격을 낮춰 소비량을 늘려야만 현지 농가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나주지역에서 양계농장을 하는 김 모씨(58)는 "복날 특수를 앞두고 가격이 바닥권인데 물량이 추가로 쏟아져 나와 가격폭락이 우려된다"며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공급과잉으로 사육농가는 생산비도 못 건지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양계주인인 이 모씨(67)는 "유난히 더울 것이라는 예보와 월드컵 특수를 기대했는데 소비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올해 농가들이 비상에 걸렸다"면서 "닭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소비자 판매가 인하와 소비촉진 행사 등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불균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올여름 폭염이 예상된 데다 월드컵까지 개최돼 계열업체와 농가들이 공급량을 많이 늘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소비가 생각처럼 늘지 않아 공급과잉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 정부의 수요조절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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