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최근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회적경제 초석 다지기에 나섰고, 각 지자체들도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 육성 정부 평가에서 잇따라 수상하는 등 그동안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주력해 온 전남도 역시 민선 7기 첫 조직개편을 통해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사회적경제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핵심 모델로 육성·지원한다는 계획이다.







◇ 정부, 사회적경제 육성 토대 마련

사회적경제는 1800년대 초 유럽과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구성원 간 상호협력과 연대를 통해 공동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하는 경제적 활동을 일컫는다.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등이 사회적경제기업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고용 불안 등 대안으로 급부상했고, 2007년과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과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국가 차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특히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종합계획'을 골자로 한 대책이 발표되면서 범정부 차원의 육성 토대가 마련됐다. 정부는 앞으로 사회적경제기업 창업 지원을 위해 창업의 전 과정을 밀착지원하는 창업팀 선발규모를 종전 연 500팀에서 1,000팀으로 2배 확대한다. 또 청년 구직자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취업하는 경우 초기 2년간 최대 연 2,4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주기적인 역량 향상 교육 등을 통해 해당지역 정착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 전남의 현재는

전남의 사회적경제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020곳으로 집계됐다. 협동조합이 564곳으로 가장 많았고, 마을기업 204곳, 사회적기업 155곳, 자활기업 97곳 순이다. 전체 고용인원은 4,865명이며, 마을기업에 3,047명, 사회적기업에 1,254명이 근무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총 매출액은 1,768억원이며, 사회적기업이 1,354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중 청년 사회적경제기업은 52곳(5%)이며, 이곳에 종사하는 청년 근로자는 454명(9.33%)이었다. 52곳의 청년 사회적경제기업 중 사회적기업 16곳, 마을기업 4곳, 협동조합 34곳으로 나타났다.

사업내용은 교육 및 서비스(간병, 청소 등)가 20곳으로 가장 많았고, 농수산물 가공판매 19곳, 제조 및 도소매 6곳, 기타 4곳, 문화예술 3곳 등 순이었다. 이는 청년들의 재능을 살려 활동할 수 있는 교육 등 전문분야와 전남의 가장 큰 산업분야인 농업을 기반으로 소득을 창출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됐다.



◇ 성공 사례는

순천의 (사)에듀펀플러스는 지난 2012년 교육부의 부처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되면서 첫 발을 뗐다. 사범대 및 예술 대학 등을 졸업한 청년 대학생들의 전문 지식을 활용,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보자는 취지에서다.

에듀펀플러스는 방과후학교를 비롯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직접 수행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수요자와 강사의 매칭이 원활한 도심지역보다는 교육 혜택을 받기 어려운 농촌 및 도서지역에 강사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특화했다.

사업 초기 강사들의 장거리 이동, 섬 내 숙박 등 노무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바일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한 강사 관리로 이를 해결했다. 또 사회적기업 사업개발비를 활용, 프로그램 개발 등 사업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지난 2013년 순천, 장흥지역 20개교와 농촌-도서지역 방과후학교 위탁 시범운영 계약을 체결했고, 2014년에는 순천내 지역아동센터 44곳과 MOU를 맺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순천, 보성, 장흥, 구례, 고흥지역 33개교, 42개교와 각각 위탁 운영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말 현재 장흥, 고흥, 순천 등에서 방과후학교 및 돌봄 특기적성 340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영광의 지오쿱협동조합은 지난해 2월 35명의 귀농 청년이 모여 식품트렌드에 맞는 창의적인 상품 개발 및 판매,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푸드트럭을 이용한 움직이는 팜파티, 농협·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에서의 기획전, 농식품 프랜차이즈 카페 개설 등이 대표적이다.

지오쿱은 청년 귀농인의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해결책 또한 함께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 기반을 탄탄히 하고 있다.

지오쿱은 앞으로 조합원이 생산하는 제품의 단일 브랜드화 추진 등 농업인에게는 판로를,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식품 유통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창업 등 지원책 확대 성과

전남도는 사회적경제기업 활성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 육성·지원 정책을 펴왔다.

'청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은 창업에 대한 열정을 지닌 청년을 대상으로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1년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시작됐다. 2015년까지 광주에 포함돼 5~6개 창업팀을 선발, 지원하다 2016년부터 전남을 분리, 2년 동안 각각 20개 창업팀을 지원했다. 평균 3,000만원의 창업자금과 멘토링 및 교육 등이 지원돼 ㈜아뜰리에이화, 사이영협동조합 등 2016년 20개 창업팀 중 3개팀이, 지난해에는 10개팀이 전남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현재 25개 팀이 프로그램에 참여중이다.

'청년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및 아이디어 경진대회'는 전남의 지역사회 문제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된 창업아카데미에 35명 참가해 21명이 수료했다. 이를 통해 16개 아이디어를 발굴, 5개팀을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추천해 창업자금 및 창업과정 지원과 연계했다.

전남도는 지난 6~7월 올해 아카데미를 운영했고, 오는 9월 시군에서 추진하는 아카데미 등과 연계해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개최 할 예정이다.

'사회적경제기업 상품 네이밍 및 브랜드 디자인 개발사업'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도내 마을기업을 대상으로 브랜드 개발 등을 지원, 경쟁력 강화를 통한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마을기업 36개사에 사업비 9억7,800만원을 지원했고, 참여기업의 매출이 2016년 대비 12억8,800만원, 기업당 평균 3,600만원이 상승했다. 이중 28개(78%) 기업에서 브랜드 디자인 지원 후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2015년부터 운용중인 '사회적경제기업 전용 신용보증상품'은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신용·담보 능력이 취약한 사회적경제기업의 자립기반 마련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남도가 연 3억원을 출연하고 전남신용보증재단이 연 30억원 규모로 운용해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155개 기업이 69억8,900만원의 무담보 신용보증 지원을 받았다.

'사회적경제기업 판로지원 사업'은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의 공공기관 우선구매를 통해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공공구매 공시제를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 운영하는 등 제도 활성화를 통해 지난해 도 본청과 22개 시군에서 총 519억원(총 구매액의 14.2%)의 공공구매 실적을 거뒀다.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판매 및 홍보활동에도 치중해 전남 사회적경제 전용 온라인 몰(녹색나눔)을 운영하고 있고, 사회적경제 박람회, 한마당행사 등 각종 행사 참가도 지원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최근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육성 우수기관'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전국 400여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이 참가한 '2018년 사회적경제통합박람회'서 전남지역 기업 및 대표들이 대거 우수 평가를 받았다.



◇ 청년 사회적기업 확대 주력

전남도는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사회적기업 155곳 중 16곳인 청년 사회적기업을 오는 2022년까지 50곳으로 확대하고, 422명인 종사자도 같은 기간 750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중 올해 청년 사회적기업을 20곳으로 근로자는 480명까지 확대키로 하고, 사회적기업 육성· 지원에 모두 97억1,600만원(국비 70억1,600만원, 도비 8억3,700만원, 시군비 18억6,300만원)을 투입한다.

인건비와 사업개발비, 시설장비 구입비, 지역특화사업 모델 발굴 등이 지원대상이다. 인건비는 기업당 50명 이내로 1인 당 월 172만4,000원을 일정비율로 지원한다. 예비 1년차 70%, 2년차 60%, 인증 1년차 60%, 2년차 50%, 3년차 30% 등이다. 지역특화사업은 홍보, 판로개척 등 단체별 최대 1억원이, 시설·장비 구입비는 기업별 2,000만원 내외 최대 5회까지 지원된다.

전남도 사회적경제팀 오미경 팀장은 "민선 7기 첫 조직개편을 통해 '사회적경제과'가 신설되는 만큼 보다 충실한 사회적경제기업 육성·지원정책을 펼쳐나가겠다"며 "사회적경제기업이 청년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복합공간 조성을 비롯한 플랫폼 확충 등 양적성장과 질적성장의 조화를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근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