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후반기 국회 부의장에 선출된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전남도의원과 군수, 시장 등을 거치며 풀뿌리민주주의로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 이후 내리 4선 국회의원을 거치며 중앙 정치권에서 각종 요직을 두루 섭렵한 호남의 대표적인 정치인이자 차세대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정치적 결단이 요구될 때마다 자신보다는 지역민과 한국 정치를 먼저 생각하며 몸소 행동했다. 이로 인해 비록 불이익을 받을지라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뚝심으로 정면돌파해 내는 승부사 기질이 오늘의 주승용 부의장을 있게 했다는 평가다.





- 국회 부의장 취임 소감은.

▲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를 국회 부의장으로 선출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선배동료 의원님들에게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특히 올해는 헌정 7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다. 이런 뜻 깊은 해에 부의장이 돼 더 큰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사실 부의장이라는 자리가 한계도 있지만, 제3당 출신 부의장으로서 '중재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들로부터 불신받는 국회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 지역정치권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으로 나뉘면서 결집력이 많이 약화되고 분열돼 있어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 저는 2016년 총선 전에 지금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서 국민의당 창당에 앞장섰다. 천신만고 끝에 창당한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서, 그리고 국회 운영의 '캐스팅보트'로서 20대 국회 전반기에 큰 역할을 했으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선의의 경쟁'을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결국 국민의당은 몸집을 키우기 위해 바른정당과 통합했지만, 매끄럽지 못한 통합과정에서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이 탈당해서 민주평화당을 창당했고, 호남정치는 분열됐다. 정치인은 민심을 따라가야 한다. 서로 분열해 있는 것은 민심과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호남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국회 부의장으로서 그런 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국정운영을 평가한다면.

▲ 문재인 정부 1년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대통령의 업무평가 조건은 크게 남북관계를 포함한 외교와 국방·경제, 그리고 혁신 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의 보수정권에서 단절된 남북관계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훈풍'이 불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난 것은 대단히 인상적이었으며, 그 자체로도 크게 평가받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잘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와서 한반도 비핵화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경제분야에 있어서는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실업률은 최악의 상황이며, 부동산 문제도 성과가 나고 있지 않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출국인 우리나라 경제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2년차 에는 그 무엇보다 경제문제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



- 국회 특수활동비 문제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세다. 이에 대한 부의장님의 생각은.

▲ 저희 바른미래당에서는 특활비 문제에 대해 폐지하는 것으로 당론으로 결정했다.

지금 투명하게 쓰여지지 않기 때문에 영수증 처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는 성격을 가진 특활비가 국회에 너무 많이 배정돼 있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활비가 필요한 부분도 상당히 있다. 또 특활비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 뿐만 아니라 행정부나 사법부에도 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는 특활비를 최소화시키고, 업무추진비로 책정해서 투명하게 쓰여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법사위의 권한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 다른 상임위에서 법사위로 올라온 법안은 주로 법사위 2소위에 회부된다. 발의된 법안이 해당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혹시 헌법이나 다른 법안과 충돌하는 부분이 없는지 '체계자구심사'를 하기 위해서다.

법사위가 자꾸 체계자구심사 범위를 넘어서 본질적인 문제까지 침범하게 되면 해당 상임위의 기능을 약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체계자구심사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 개혁입법연대에 대해 당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 저는 이미 입장을 밝혔지만, 개혁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정당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당내에서도 개혁입법연대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찬성하는 법안은 통과시키되, 우리와 입장이 다른 내용의 법안에 대해서는 반대하자는 것이다.

제 의견도 마찬가지다. 우리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개혁법안이 있는 것처럼, 다른 정당과 의견이 갈리는 개혁법안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의견이 엇갈리는 개혁법안은 개혁입법연대라는 큰 틀에서 더 깊이 논의하고, 조율이 되는 개혁법안은 시급하게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개혁입법연대를 일부 야당에서 연정이나 통합과 같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 바른미래당이 의욕적으로 출범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함으로써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도 전에 지방선거를 치러야만 했다.

사실 선거 전부터 지방선거 참패는 예상했던 결과였다. 이제 선거가 끝났고 원구성까지 끝났기 때문에 9월 2일 전당대회를 열어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다.

지금 바른미래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합이다. 아마도 2020년 총선 1년 전부터 또 한 번의 정계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계개편은 중도개혁 정당인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돼야 할 것이다.



-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호남민심의 실망과 외면으로 안 전 대표의 정치생명이 사실상 끝났다며 정계은퇴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됐지만, 50대에 정계은퇴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안철수 전 대표가 당분간 정계를 떠나 독일에 가 계시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며 정치와 몇 발자국 거리를 두고 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국민들이 찾을 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 모범적인 입법활동을 통해 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과 향후 집중해 통과시킬 법안은.

▲ 얼마 전 제가 대표발의해서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된 '물관리 기본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물관리기본법안이 발의된 이후 16회에 걸쳐 법안이 발의 됐지만, 관련 정부부처의 밥그릇 싸움과 관련 단체의 이견으로 인해 줄다리기만 계속됐다.

저는 20대 국회가 출범함과 동시에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물관리연구회'를 결성했다. 물기본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토론회와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큰 공을 들였다.

우리나라의 물관리 체계는 여러 부처에 분산돼 사업간 상충, 예산낭비, 규제 중첩 등의 문제가 있어 오랫동안 통합물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는데, 20년간의 논란을 종식하고 기본법을 마련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앞으로 남은 의정활동 기간에 여수·순천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과 보상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명 '여순사건'은 제주 4·3사건과 다를 바 없다. 국가가 군에서 발생한 소요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됐음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과 보상에 대해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 4선 의원으로서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기까지 힘의 원천은 무엇이고, 향후 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은지.

▲ 저는 지방자치가 다시 시작된 이후 도의원으로 시작해서 군수·시장을 거쳐서 4선 국회의원이 됐고, 이번 20대 후반기에는 국회 부의장에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저를 국회 부의장으로 키워주신 여수시민들과 전남도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항상 겸손하고 바른 자세로 더 열심히 일하겠다.

제가 속한 바른미래당은 대한민국 최초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만난 동서화합 정당이다. 원내 3당으로서 역할을 하려 하지만 지역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

저는 우리 정치가 이제 거대 양당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목소리와 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다당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들어 개헌에 대한 목소리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문희상 신임 국회의장께서 다시 개헌이슈를 꺼내들었기 때문에 저도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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