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에서도 코끼리는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서 코끼리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살육되면서 코끼리의 수가 줄어들었고 코끼리를 중국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이 산 코끼리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자 죽은 코끼리의 뼈를 구해 그림을 그려보며 살아있는 코끼리의 뼈를 떠올려보곤 했다.

코끼리의 뼈를 통해 코끼리를 상상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상상(想像)의 어원이 나온다.

한비자(韓非子)의 해로편(解老篇)을 보면 상상은 코리끼의 뼈를 보고 코끼리의 형상을 머릿속에서 그리는 행위라고 한다. 이처럼 상상이란 뼈라는 구체적인 실상을 두고 나머지 실체가 없는 무언가를 떠올리는 행위인 것이다. 코끼리의 상(像)자에 이미지가 곁들어진 것도 뼈를 앞에 놓고 실체를 떠올려 보는 상상 행위와 관련이 있다.

이처럼 상상의 어원은 상상력의 핵심을 정확히 짚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상상하려면 코끼리의 뼈라는 현실적 기반 위에서 상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끼리뼈가 없는 상상은 몽상이 되겠지요. 정재승 박사도 상상은 본질적으로 코끼리뼈라는 과학적으로 탄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상상력은 과학적 상상력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코끼리의 뼈만으로 살아있는 온전한 코끼리를 상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코끼리의 뼈 위에 살을 붙이고 일으켜 세우고 움직이게 하는 힘은 과학적 상상력 외에 예술적, 문학적 상상력의 몫이다. 그래서 훌륭한 상상은 과학적 상상력, 예술적, 문화학적 상상력이 결합할 때 완성된다고 말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상상을 하는 행위 자체가 바로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융합(融合)의 의미와 연결이 되고 있다. 융합을 바라보는 의미는 사람마다 많이 다르지만 제가 생각하는 융합은 어떠한 문제를 생각해 내거나 해결을 할 때 하나의 과목에서 배운 내용만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컨텍스트 안에 과학, 수학, 예술 등 여러 가지 분야의 지식을 함께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역사를 보면 융합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고대의 유명한 그리스 철학자들을 자연과학자이면서 융합적인 사고력을 소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피타고라스, 아르키메데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은 철학자이면서 수학자, 물리학, 역학에 관한 기초적인 학문의 틀을 형성했다. 이런 현상은 근대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과학자로 유명한 뉴턴도 철학과 신학에서 유명한 저서를 남겼다.

데카르트도 우리는 흔히 철학자로 알고 있지만 물리학에서도 많은 공헌을 했다. 뉴턴이나 데카르트에게는 과학을 탐구하는데 철학이 기초가 되었다. 철학을 통해서 사유와 앎을 추구했고, 그 앎에 대한 탐구는 과학을 통해서 성취된다고 보았다.

결국,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현상의 이해는 융합적인 사고틀에서 자유로운 상상과 과학적 탐구 정신이 합해져서 통합적으로 이해 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코끼리의 뼈를 보고 온전한 코끼리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지식, 수학적 사고, 예술적 감성 등 여러 가지 분야의 융합적 상상력이 결합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미래의 세상은 인류가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이런 미래의 세상을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상상력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학생들의 무한한 상상력의 발현은 학생들이 현재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미래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나 아인슈타인 등은 어렸을 때의 자신의 상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서 결국 시대를 앞서가는 놀라운 창조물을 만들어 냈다. 이것은 어렸을 때의 상상력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상상력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어 있었다는 증거이다.

결국, 학생들의 무한한 상상력이 융합적 사고와 결합하여 놀라운 결과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의 교육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