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침 무더운 폭염속에서도 학원을 가기 위해 아빠께 데려달라고 졸랐다. 딸 바보인 아빠는 "네"하고 바로 나가시면서 "우리딸이 더우면 안되니까 시원하게 미리 해놓을께요"하면서 또 한번 딸 바보가 되신다.

사랑하는 아빠의 운전은 항상 안전한 마음이시다. 특히 내가 타면 더더욱 그러하신다. 간혹 신호를 받고 달리시다 "멈춰야 하나 걍 달려야 하나"하는 고민스러운 말씀을 하시는 것을 봤다. 그건 신호등 앞에 거의 왔을 때 신호가 바뀌는 것을 예측 못해서 이시다.

'우리나라도 외국같이 교통신호등에 잔여시간을 표시하면 좋을텐데'하시는 아빠의 하소연이 들려왔다. 정확히는 기억이 없으나 우리나라도 보행자 신호등에 잔여시간을 표시해 보행자의 안전을 돕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보행 신호등 잔여시간 표시기는 도로교통법 시행 규칙에 '보행자신호 등을 설치할 경우에 남은 보행시간을 알려주는 보조장치'를 설치토록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량 신호등 잔여시간 표시기는 법적 근거가 없어 국내에서는 설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차량 신호등 잔여 시간 표시기가 설치된다면 운전자들의 답답함이 해결되고 크게는 급제동을 줄일 수 있어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미세먼지 등 대기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선진 유럽뿐만 아니라 가까운 동남아, 중국에서도 모든 신호등에 잔여시간을 표시해 교차로 꼬리물기 등 교차로에서의 근본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잔여시간 표시기는 도로교통 신호등에 표시된 색상의 잔여시간을 디자털 숫자로 표시해 운전자들께 도움 주는 보조장치를 말한다. 우리 오빠는 지난해 제대한 의무경찰 출신이다.

의무경찰로 교통 현장 근무때 교차로에서 청색신호등이 언제 적색으로 바뀔지 몰라 무조건 진입하고 보자는 운전자들의 심리, 멀리서 청색 신호등이니까 무조건 달려오다 교차로에서 급제동하는 운전자들의 급한 성격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말 한 것을 들었다. 예측출발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 그럴 때마다 느낀 게 바로 운전자들에게 더 나은 친절한 신호등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앞서 말한 잔여 시간 표시였다.

외국에서는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를 도입해 운영하면 정말좋지 않을까 한다.

운전자들은 교통신호에 대한 안전감을 가질 것이고 갑자기 바뀐 신호에 급정차 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무분별한 예측출발과 무리한 진입을 방지 하고 특히나 교차로에서의 꼬리물기 등으로 차량정체 방지 효과도 있을 것 같다.

꼬리물기나 교차로 신호위반에 따른 적발도 중요하지만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대책을 세우고 증가한 교통량과 더불어 교통사고 발생원인과 특성 등을 규명해 이를 개선하는 것도 큰 방법이라 생각한다.

숫자 신호등을 통한 운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함으로써 선지 교통의식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교통위반 단속도 중요하지만 위에서 말한대로 도로 교통의 여건을 개선해 주고 사고를 미리 예방해 주는 것도 교통을 담당하는 기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