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가 제시한 대입개편 시나리오를 보면 수능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안이 팽팽히 맞섰다. 정시 확대 1안과 절대평가 2안이 각각 52.5%, 48.1%의 지지를 얻었다. 5백명 가까운 시민참여단이 합숙까지 해가며 공론화 절차를 밟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셈이다.

1안은 현재 20%대인 수능전형 비율을 45% 이상 확대하는 안이다. 이 안은 수능의 변별력이 커지지만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암기 위주 교육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공교육이 부실해질 수 있고, 특목고, 자사고, 강남권에 우수학생이 몰릴 수 있다.

반면 2안은 수능 공부 부담이 줄어 학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져 내신과 학생부 관리로 경쟁이 옮겨진다. 대학 입장에선 수능 변별력을 신뢰할 수 없어 대학별 고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1~2안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다.

시민참여단의 결론이 갈린 것은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다는 증거다. 수능 위주 전형은 현행보다 늘리는 것이 좋겠으나 45% 이상은 과도하다는 생각이고, 절대평가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변별력 문제가 걸릴 수 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시민들의 생각이라지만 쉽게 결론낼 사안이 아닌 셈이다.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특위는 이 결과를 참고삼아 대입 개편 권고안을 만들어 교육부에 넘긴다. 이젠 교육 전문가들과 정책 당국의 차례가 된 것이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이번에 나타난 시민들의 의견을 참고,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입제도를 개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