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란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혹은 '운치가 있는 일'로 풀이된다. 광주풍류는 1970년대 중후반 안치선 선생을 중심으로 한 광주시립국악원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김무규, 강락승, 전용선, 임석윤 등이 정기적으로 모여 풍류회를 열었고, 김환철, 편재준, 안치선, 조창훈, 이상성, 류종구 등이 주로 참석했다.

당시 참여자들의 가락을 정리한 광주향제줄풍류가 풍류회 죽선방의 연주회로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풍류회 죽선방은 오는 9월 5일 오후 7시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2에서 5년여 작업 끝에 복원한 광주풍류 전 바탕을 들려줄 예정이다. 복원된 전 바탕을 처음으로 선 보이는 자리로 주목된다.

다스름을 시작으로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상현도드리, 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풍류굿거리까지 연주하며, 풍류 연주 중간중간에는 가곡 '환계락'과 시조 '엮음지름시조'를 여창의 소리로 들려준다.

풍류회 죽선방은 중요무형문화재 20호 대금정악 보유자인 조창훈 명인과 성심온 전남대 명예교수를 지도위원으로 지난 2011년 풍류음악에 관심 있는 전문국악인 20여명이 함께 창단했다.

잊혀졌던 광주의 향제풍류를 복원해 대중화하기 위해 개인 줄풍류로 전승되던 음악적 전통을 이어 그동안 정기연주회와 발표회 등을 통해 수준높은 공연을 선보여 왔다.

지난해에는 대구향제줄풍류보존회를, 올해는 이리향제줄풍류보존회를 초청해 각 지방 풍류의 차이점도 체득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들려줄 '영산회상'은 풍류 음악문화의 꽃이라 일컬어진다. 영산회상 전곡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가장 느린 박자의 '상령산'은 15세기에 창조됐으며, 5,000여년에 걸쳐 15곡의 작은 소곡이 하나씩 모아져 18~19세기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고영란 예술감독은 "한 박자에 약 3초 정도가 소요되는 영산회상 중 상령산 음악이 시작되면 심호흡을 천천히 들이키게 되는데, 상령산을 끝까지 듣고 나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던 풍광이 확대되어 보이면서, 마음에 편안한 안식이 온다. 쉼이 필요한 현대사회에 적합한 연주"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연장에서는 광주풍류 전 바탕이 녹음된 음반도 관객에게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광주지방에서 옛 선비들이 즐기던 풍류악보의 구음보를 정간보로 출판하고 악보와 동일한 내용을 녹음해 CD음반으로 제작한 것이다.

풍류회 죽선방 정성수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광주풍류 복원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광주풍류는 주로 임석윤 선생과 안치선 선생의 거문고보, 가야금보를 기반으로 조창훈 명인의 음계를 채록해 정리한 것이다. 우리 선비들이 어떻게 풍류를 즐겼는지 광주풍류의 맛 자체를 느낄 수 있는 기회로 많은 분들이 접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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