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승용차의 외형이 점차 커지면서 주차장에서 승하차 시 차 문을 열다 옆 차량을 찍는 속칭 문콕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문콕 사고가 빈번해지고 이에 따른 갈등이 지속되자 정부는 내년부터 주차장의 면적을 늘리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신축건물에만 적용돼 문콕사고 예방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광주·전남 경찰청 등에 따르면 SUV차량이 늘어나는 등 차량이 대형화되고 있지만 주차면은 1990년 규정된 뒤 거의 30여년째 그대로여서 옆 차량을 문짝으로 찍는 속칭 '문콕'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일반형 주차장 폭 최소 기준을 2.3m에서 2.5m로 늘리고, 확장형 주차장 면적은 기존 2.5m×5.1m에서 2.6m×5.2m로 확대하는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내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개정안은 신축 건물에만 적용되고 기존 주차장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돼 문콕사고로 인한 갈등은 계속될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13일 북구 신용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최 모씨(50) 차량이 손괴 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6일에는 피해자 주 모씨(19)가 양산동 골목길에 주차한 자신의 승용차 뒷문이 훼손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 기본적으로 1~2건에 해당하는 문콕 사고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보상받기 어렵다 보니 피해자만 속앓이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콕사고 대부분이 경미하다 보니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도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발생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새로 개정된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신규 건물뿐 아니라 기존 건물까지 확대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영택 연구원은 "차량이 점차 대형화되는 현실에서 오랜 기간 바뀌지 않은 주차면 규격은 늘 문콕의 주요 원인이 돼 왔다"면서 "이에 정부는 신설되는 건축물에 한해 개정된 주차면적 법안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주차장까지 포함해 면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독일의 경우 주차 구획선을 사선으로 그어놓는데 이는 옆 차와의 간격도 넓고, 문을 여닫을 때 옆 차체에 부딪힐 가능성도 많이 줄어 문콕 예방에 탁월하다"며 "이러한 사례를 검토해 국내에도 적용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나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