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일본 최고의 인기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조합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소설로 돌아왔다.

2013년 개봉 당시, 국내 다양성 영화 최단기간 관객수 1위 달성이라는 흥행 기록은 물론, 칸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던 작품이다.

일류대학을 졸업한 뒤 대형 건축회사에서 승승장구 하는 엘리트 아빠 료타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다른 아들 게이타가 성에 차지 않는다. 어느 날 료타는 병원에서 아들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되고 친아들이 함께 지내는 가족과 만나게 된다. 그곳은 매우 가난하지만 아이들이 북적북적한, 료타의 집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그 집의 아빠 유다이 역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며 소통하는 다정한 모습이었다. 두 집은 주말마다 아이를 바꿔 돌보며 적응할 시간을 마련하고, 마지막으로 떠난 가족 여행에서 단체 사진을 남기는 것으로 뒤바뀐 아이들의 위치는 제자리를 찾는다. 이후, 게이타를 찾아온 료타는 함께 기찻길을 거닐다 자신이 진정 게이타를 사랑했음을 깨닫게 되며 아버지로서 한 걸음 성장하게 된다.









소재는 다소 진부할 수 있으나 이야기 전개 방식에 있어서 다른 신파물과는 차이점을 둔다. 특히, 아이와 부모가 헤어지는 과정을 배우들의 눈물 콧물 다 쏟는 연기 대신, 가족사진 촬영신으로 표현해 감정을 자극시킨다. 억지로 쥐어짠 눈물이 아닌 "내가 저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 긴 여운을 남긴다.

또, 엘리트로 키우기 위해 아이를 혹사 시키고, 쉬지 않고 일하는 게 좋은 아빠라고 여겼던 료타가 진정으로 아들을 사랑하는 법을 깨닫는 모습을 영화 전반에 걸쳐 보여줘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한다.

동명의 이 책 역시 평소 글쓰기를 즐긴다는 고레에다 감독이 직접 소설화해 영화보다 진한 여운을 남긴다. 고레에다 감독이 우리에게 묻는 '가족'의 의미가 감각적인 문체 속에 잔잔한 마음의 파문을 만들어낸다.

고레에다 감독이 실제 아버지가 된 후 갖게 된 경험과 감정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감독은 "딸이 태어났을 때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자연스레 하게 됐다"며 "'단순히 피를 나눴다는 사실이 한 남자를 아버지로 만들어 주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 말이다"고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주인공에게 진심 어린 감성을 쏟아부은 그의 첫 번째 작품이 됐다. 영화와 책은 완성됐지만 '아버지를 아버지로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은 주인공과 우리들에게 여전히 질문으로 남아 있는 문제다.

블루엘리펀트. 304쪽.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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