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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판(原版) 인생을 살자

조 영 환 수필가

2018년 08월 22일(수) 19:23
잭 캔필드가 지은 책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나오는 재미있는 한 구절 이야기다. 옛날에 동물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 그래서 그들은 학교를 설립 후 달리기, 나무 오르기, 날기, 헤엄치기 등의 교과 과목들을 만들었다. 교육일정을 편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모든 동물들이 예외 없이 전 과목을 공부해야만 했다.



행복은 성공의 크기 아니다



오리는 수영 과목에서 실로 눈부신 실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오리는 날기 과목에선 겨우 낙제점을 면했으며 달리기 과목은 더 형편없었다. 달리기 점수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오리는 방과 후에도 혼자 남아 더 배워야 했으며, 달리기 연습을 위해 수영 과목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평균 점수만 받아도 다음 학년으로 무난히 진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리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토끼는 달리기 과목에서 선두를 차지하며 당당하게 학교 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수영 과목의 기초를 배우느라 너무 자주 물속에 들어간 나머지 토끼는 신경 쇠약증에 걸리고 말았다. 나무 오르기 과목에선 다람쥐를 따를 자가 없었다. 그러나 날기 과목에서 교사가 땅바닥에서부터 시작하지 않고 나무 꼭대기에서부터 날기를 시키는 바람에 다람쥐는 좌절감만 커졌다.

독수리는 문제아였다. 그래서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만 했다. 나무 오르기 과목에서 독수리를 꼭대기에 올라갈 때까지 큰 날개를 퍼덕여 다른 학생들을 방해하는 바람에 자주 지적을 받았다. 그 결과 누구보다도 가장 높이 날고 탁월한 활공 능력을 가진 독수리였지만 졸업할 때까지 끝끝내 문제아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천재들을 가르친 특수학교가 평균치로 전락하고 말았을까? 그것은 기회만 있으면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마음조이는 당부였다.

이것은 비단 동물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잘한 것에 대해 칭찬받기보다는 부족한 것에 대한 충고를 더 많이 들으며 자라왔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라'는 격려가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였다. 어떻게 노력한다고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세상에는 수없이 많다.

지혜로운 이솝은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우화로 성공한 자들의 속마음을 폭로했다. 여우들이 다니는 길에 탐스럽게 열린 자두나무가 있었다. 자두가 탐난 여우들이 나무에 오르기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여우 한 마리가 나무에 올라 의기양양하게 자두 열매를 따서 한 입 베어 물었다. 그 여우의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여우들은 부러운 눈으로 나무 위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웬일입니까? 달콤해야 할 자두가 너무 시어 그 여우는 그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 속았구나!' 여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여우는 아래를 보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달고 맛있는 자두는 처음이라는 듯 호들갑을 떨었다.

'최선을 다한 자들'의 성공이란 위의 여우와 같은 심정일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의 웃음 뒤에 감추어진 허무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다분히 자본주의적이다. 자본주의는 크기와 높이로 성공을 결정한다. 그러나 높고 큰 것에 짓눌려 신음하는 인간의 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단지 더 큰 목표 앞에 '최선의 노력'만 있을 뿐이다.



'최선 증후군' 벗어나야 할때



이제 우리는 '최선의 노력 증후군'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대체로 세 가지 후회를 한다고 한다. 좀 더 즐기지 못한 것, 좀 더 모험하지 못한 것, 좀 더 나누어주지 못한 것, 현재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조용히 질문해 보자. 다른 사람의 복사판 인생을 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 고귀하다. 복사판 인생은 값이 나가지 않는다. 모나리자의 원판이 낡았다고 해서 값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물감과 기술로 모나리자를 흉내 내어 원판보다 더 낫게 복사했다고 해서 값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원판 인생을 살아보자.

진정한 행복은 성공의 크기에 있지 않다. 지금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면 그것이 원판 인생의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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