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현실을 파고드는 '플라스틱 오션스' 김 영 민 사회2부장 |
| 2018년 08월 28일(화) 1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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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올 초 충격적인 보고서 하나를 발표했다. 2050년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경고다. 다보스의 충격 경고는 이미 현실을 파고들었다. 이달 중순 순백의 북극곰이 검은색 비닐봉지를 뒤적이는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뱃속 위에 비닐봉지 80여장을 소화하지 못한 고래가 태국 남부 해안에서 발견됐다. 가깝게는 전남 완도와 진도에서 이달 초 수 백여톤의 바다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플라스틱은 1950년대 전세계 경제를 주도했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만들어진 합성수지로, 가볍고 단단해 제품 생산 이윤이 크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우리 일상생활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됐다. 그러나 이 '자본주의의 이기(利器)'는 탄생과 함께 재앙을 예고했다. 별도 공정없이는 재활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소각은 대기오염 등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했다.
그렇다고 땅에 묻는 것도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생산 제품 부피가 커서 매립이 어렵다. 자연분해만 500년이 걸린다.
그렇게 플라스틱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로 버려졌다.
다보스가 옐런 맥아더 재단과 맥킨지 경영·환경센터와 함께 발표한 '신 플라스틱 경제:플라스틱의 미래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최소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 1분마다 15톤씩 바다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다보스의 도미니크 워그레이 박사는 "이 추세라면 2025년에는 플라스틱이 물고기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하고, 2050년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청정해역, 전설 될라
이미 전남은 바다쓰레기로 불편하다. 불편을 넘어 몸살을 앓고 있다. 전남에는 섬만 1951개다. 대한민국 전체 섬의 60%를 차지한다.
해안선 역시 전국의 45%(6,743㎞)다. 바다쓰레기가 전남으로 어쩔수 없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남 인근에서 연간 발생하는 해양 쓰레기가 최대 4만 여톤에 달할 것이라는 용역 결과도 있다. 전남에 남아있는 바다쓰레기는 침적·부유량을 빼고 해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1만8,589톤이란다. 이같은 연구 추정치는 그동안 이뤄진 조사만 반영한 것이어서, 실제 바다쓰레기 양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안타깝게 해양도(海洋道)인 전남도는 더 이상 '청청 해역'이라는 수사 유지가 어려워졌다. 전남도는 자체적으로 바다쓰레기 문제에 골몰하고 있지만, 정작 대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 건의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단편적인 지원 뿐이다. 정부는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5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성과에 고개가 가로 저어진다.
정부 대국민 경각심 일깨워야
사실 바다쓰레기의 원흉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건져 올려진 쓰레기가 어디서 흘러왔는지, 'Made in china'이더라도 그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정부는 그저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해 '치우는 일'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문제는 마냥'치우는 일'이 대책없는 후속조치라는 점이다. 계속 치우기만 하는 것은, 병든 바다를 살릴 수 있는 건강한 정책이라고 하기 어렵다.
방법은 지금부터라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우선 플라스틱으로 채워져가는 바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부는 당장이라도 범국민적인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 담뱃갑의 무서운 사진만큼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설명이 절실한 것이다. 미국 하와이가 좋은 예이다.
또 바다쓰레기를 줄이는 정책이 있다면 강화해야 한다. 전체 바다쓰레기의 30% 수준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폐어구를 줄이기 위한 '어구 실명제'를 서둘러 재점검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바다 관리'에 1차 책임이 있는 전남도와 서남해역 지자체에 정부의 전폭적인 행·재정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다'는 관점에서 전남도가 바다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내놓는다면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계 굴지의 환경기업 '에코버' 설립자인 군터 파울러는 '블루이코노미'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십억 년을 이어온 종들의 진화 역사에서 오직 호모사피엔스만이 물리학의 안내로 자연의 역동적인 생명의 균형을 지배하려고 한다.(…중략) 평화롭고도 생산적으로 공존하는 법을 배울 것인가? 아니면 비생산적인 잔여물과 폐기물 더미에 짓눌려 멸종된 너무나 많은 다른 종들처럼 결국 우리 자신도 멸종시킬 것인가?"
'비닐 물고기'가 식탁에 올라올 일이 머지 않았다.
플라스틱은 1950년대 전세계 경제를 주도했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만들어진 합성수지로, 가볍고 단단해 제품 생산 이윤이 크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우리 일상생활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됐다. 그러나 이 '자본주의의 이기(利器)'는 탄생과 함께 재앙을 예고했다. 별도 공정없이는 재활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소각은 대기오염 등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했다.
그렇다고 땅에 묻는 것도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생산 제품 부피가 커서 매립이 어렵다. 자연분해만 500년이 걸린다.
그렇게 플라스틱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로 버려졌다.
다보스가 옐런 맥아더 재단과 맥킨지 경영·환경센터와 함께 발표한 '신 플라스틱 경제:플라스틱의 미래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최소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 1분마다 15톤씩 바다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다보스의 도미니크 워그레이 박사는 "이 추세라면 2025년에는 플라스틱이 물고기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하고, 2050년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청정해역, 전설 될라
이미 전남은 바다쓰레기로 불편하다. 불편을 넘어 몸살을 앓고 있다. 전남에는 섬만 1951개다. 대한민국 전체 섬의 60%를 차지한다.
해안선 역시 전국의 45%(6,743㎞)다. 바다쓰레기가 전남으로 어쩔수 없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남 인근에서 연간 발생하는 해양 쓰레기가 최대 4만 여톤에 달할 것이라는 용역 결과도 있다. 전남에 남아있는 바다쓰레기는 침적·부유량을 빼고 해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1만8,589톤이란다. 이같은 연구 추정치는 그동안 이뤄진 조사만 반영한 것이어서, 실제 바다쓰레기 양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안타깝게 해양도(海洋道)인 전남도는 더 이상 '청청 해역'이라는 수사 유지가 어려워졌다. 전남도는 자체적으로 바다쓰레기 문제에 골몰하고 있지만, 정작 대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 건의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단편적인 지원 뿐이다. 정부는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5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성과에 고개가 가로 저어진다.
정부 대국민 경각심 일깨워야
사실 바다쓰레기의 원흉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건져 올려진 쓰레기가 어디서 흘러왔는지, 'Made in china'이더라도 그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정부는 그저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해 '치우는 일'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문제는 마냥'치우는 일'이 대책없는 후속조치라는 점이다. 계속 치우기만 하는 것은, 병든 바다를 살릴 수 있는 건강한 정책이라고 하기 어렵다.
방법은 지금부터라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우선 플라스틱으로 채워져가는 바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부는 당장이라도 범국민적인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 담뱃갑의 무서운 사진만큼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설명이 절실한 것이다. 미국 하와이가 좋은 예이다.
또 바다쓰레기를 줄이는 정책이 있다면 강화해야 한다. 전체 바다쓰레기의 30% 수준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폐어구를 줄이기 위한 '어구 실명제'를 서둘러 재점검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바다 관리'에 1차 책임이 있는 전남도와 서남해역 지자체에 정부의 전폭적인 행·재정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다'는 관점에서 전남도가 바다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내놓는다면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계 굴지의 환경기업 '에코버' 설립자인 군터 파울러는 '블루이코노미'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십억 년을 이어온 종들의 진화 역사에서 오직 호모사피엔스만이 물리학의 안내로 자연의 역동적인 생명의 균형을 지배하려고 한다.(…중략) 평화롭고도 생산적으로 공존하는 법을 배울 것인가? 아니면 비생산적인 잔여물과 폐기물 더미에 짓눌려 멸종된 너무나 많은 다른 종들처럼 결국 우리 자신도 멸종시킬 것인가?"
'비닐 물고기'가 식탁에 올라올 일이 머지 않았다.
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