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20일 막을 내렸다. 남북 정상은 백두산 정상에서 두 손을 맞잡으며 역사의 명장면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 함께 올라 백두산 천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나란히 손을 잡고 활짝 웃었다. 남북 정상이 나란히 백두산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박3일간 문 대통령의 방북 행보는 백두산 등반으로'화룡점정'을 찍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지연 공항에서 만나 함께 백두산을 올랐다. 백두산 동반 방문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 정상에 오른 문 대통령은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며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답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내려간 문 대통령 부부는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 천지 주변을 산책하다, 김 여사가 준비해온 생수병에 담긴 한라산 물을 천지에 조금 부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만 이렇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겠다"고 화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대로 연내 방한할 경우 한라산을 찾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지에서 머무는 동안 즉석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한라산 방문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기 때문이다.

백두산 등반에 참여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높였다.

남북 정상 내외가 민족의 영산으로 평가받는 백두산을 함께 오르고 천지를 산책한 것은 4·27 회담 때 도보다리 대화와 마찬가지로 큰 상징성을 띤 새로운 역사의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백두산 트레킹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한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오후 3시 30분 삼지연공항에서 서울을 향해 출발해 2박 3일 방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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