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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인 프레임에서 존중의 마인드로

대유민(전남청소년성문화센터장)

2018년 11월 14일(수) 19:11
요즘, 강의 때 아이스브레이킹으로 많이 쓰는 문장이다. 아름다운 여성이 있었다. 그런데 교통사고가 나서 얼굴이 심하게 훼손되고 망가 졌다. 남자는 당연히 예전처럼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면 사랑하는 마음이 사라질까? 그것도 아니면 아마도 예전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두 번째나 세 번째를 선택한다. 그러나 얼굴을 다친 여성이 딸이라면? 남성이 아버지라면? 다시 되물으면 답은 첫 번째가 된다. 우리는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 그 사람을 이해하거나 상황을 파악한다고 말할 수 없다.



피해자에게 원인 찾아선 안돼

우리는 많은 성범죄 사건에서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피해자가 술을 마셨건 마시지 않았건, 옷차림이 어땠건, 어디를 몇 시에 돌아다니건, 강력하게 저항을 했든 하지 않았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상황을 비난해서는 결코 안 되는 일이다. 그렇다고 범죄의 희생자가 되어야 한다는 건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며 그 책임의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다는 것을 피해자 귀인 프레임이라고 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사회문화적 문제요인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같다.

얼마 전 자신의 지위(업무상 위력)를 이용해 학교 여성 직원을 약 20여년간 성추행한 혐의로 모 대학 총장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을 내린 바 있다. 1심에서는 피해가가 성추행 직후 가해자에게 안부문자를 하고 변함없이 계속 출근을 한 것에 대해 강제추행이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2심에서는 피해자가 당연히 취해야 할 행위가 정해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들은 생계나 직을 걸지 않고서는 저항하기 어려웠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피해자가 강제추행 뒤에도 가해자를 칭찬했지만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영향을 미쳤다며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을 인정함과 동시에 법정 구속에 대한 판결을 내린바 있다.

피해자 관점으로 바라본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 되기를 강요하거나 책임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잘못된 사고를 불식시키는데 박차를 가하기를 부디 바란다.

결국 핵심은 성범죄에 대한'관점'이다. 성폭력은 무조건 가해자의 책임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상대적 약자인 피해자는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성폭력 상황에서 피해자가 저항했느냐,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 위였느냐가 가해자 처벌의 기준이 아니라,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해서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가해자의 주장을 가해자가 입증해야 한다. 이것이 2014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통과시킨 성폭력 가해자 처벌 법안 'Yes means Yes'의 의미다. 즉 성폭력 상황에서의 피해자 태도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가해자의 행위를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폭력 가해자에게 책임 물어야

폭력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음'에서 출발한다" 성인의 폭력성이 실은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이 취해온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점과,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이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무엇이 옳고 그른지' 배울 수 있도록 알려야 하고 모범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를 존중하면서도 다른 이들도 존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이렇게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자라난 아이가 성인이 돼서도 타인을 존중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또 이런 배려심 많은 구성원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더 건강하고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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