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간 이견으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기아차 노조마저 총파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광주시가 1차 협상 마무리 시점으로 정한 15일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척을 내지 못함에 따라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15일 현대자동차와 서울 현대차 본사에서 최종 협상에 돌입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는 오는 18일까지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내년도 예산에 사업비를 반영하기 위해 국회일정을 감안한 15일을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현대차와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광주시와 현대차는 수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적정 임금, 근로시간, 사업 지속가능성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임금과 근로시간에 대해 시는 주 40시간을 기본으로 사업장별 생산량 변동에 따라 1주 12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 및 휴일 근무, 현대차와의 합작법인 설립 후 경영수지 분석을 거쳐 확정하기로 노동계와 합의했다.

이에 현대차는 애초 시와의 합의 내용인 주 44시간, 초임 연봉 3,500만원을 협약서에 명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현대차는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5년간 임금·단체협상 유예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는 이 부분을 생략하고 노사 간 협의가 가능하도록 했다.

시는 현대차와 설립할 완성차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휘발유용 SUV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만큼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휘발유용 SUV 생산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다 총파업을 예고한 현대·기아차 노조의 반대도 협상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기아차가 총파업으로 인한 손실까지 감수하면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은 그만큼 희박하기 때문이다. 결국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차와 노동계의 급격한 입장 변화가 없는 한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협상이 무산될 경우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상당한 후폭풍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무산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미래 제조업의 혁신 방안으로 내세운 ‘새로운 일자리 모델’이 사라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광주시도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정부, 대기업과 신뢰 관계가 무너져 예상 밖의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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