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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과 역사여행<36> 안성에서의 부활

남사당 공연이 있는 안성맞춤의 도시

2018년 11월 21일(수) 11:20
칠장사 대웅전
안성여행이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것은 안성 남사당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안성 남사당 공연은 겨울을 제외한 3월부터 11월까지 토, 일요일에 안성 남사당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오늘 안성을 갑니다. 안성하면 뭐가 떠올라요?”

“안성탕면이요.”

아이들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안성의 이미지입니다. 안성탕면은 광고에 안성댁을 등장시켜 지역 안성과 연계시키면서 ‘내입에 안성맞춤’이라는 문구로 광고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안성맞춤. 물건이 마음에 딱 들어맞거나 어떤 상황에 잘 어울릴 때 하는 말입니다. 지역 이름인 안성과 물건을 주문 제작하는 ‘맞추다’의 명사형이 결합해 생긴 안성맞춤은 원래 안성 지역 유기 수공업자에게 의뢰 제작한 그릇이 맘에 들게 딱 맞아 안성유기맞춤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지역 홍보문구로 ‘안성맞춤의 도시’를 쓰는 안성엔 안성맞춤박물관이 있어 안성맞춤의 발단이 되었던 유기 역사문화관 역할을 합니다. 들어서면 유기의 전파경로란 제목으로 세계지도가 보이고, 아라비아 반도에서 인도로 다시 중국을 거쳐 그리고 우리나라로 화살표가 쭉쭉 이어져 있습니다. 유기는 세계 문화전파 길 따라 우리땅에 들어와 8세기 경 신라엔 유기를 담당하는 철유전이라는 관청도 있었다고 하며, 고려 조선을 거치는 동안 국가에서 생산 유통에 관여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며 돌아오는 길, 하루 얘기했던 것을 상기해 보며 정리중 간혹 뒷북치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안성맞춤박물관을 다 보고 난 다음에는 “선생님, 유기가 뭐예요?”라는 식으로요.

‘유기’가 뭐지요? 사실 성인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쓰기 때문이지요. 유기(鍮器)는 ‘놋쇠 유’에 ‘그릇 기’로 놋쇠 그릇입니다.

그럼 ‘놋쇠’는 뭔데요? 쇠 중에 구리가 있지요. 구리에 다른 성분을 결합해 단단해지고 색깔은 노란 빛을 내 ‘노란 쇠 = 놋쇠’라 명명했고, 놋쇠로 만든 그릇이 한자 표현으로 유기입니다. 아이들이 그래도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일 때는 꽹과리를 언급합니다. 사실 유기는 그릇으로만 쓰인 것은 아니고, 꽹과리 징을 비롯 운라라 불리는 궁중 악기에도 보이고, 불교의식 도구로도 제작되며, 세수대야나 요강 등 생활용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실생활용품인 유기가 일제강점기 전쟁물자 징수로 수난을 겪고, 부엌에 연탄이 사용되면서 연탄가스에 변색되는 놋쇠의 성질과 빛깔을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수고를 들여야 하는 단점으로 다른 편리한 도구에 밀려 수요가 줄고 만드는 사람들도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다 최근 웰빙 열풍과 함께 놋쇠 그릇이 음식의 부패를 막고 유해 성분을 막아내는 장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다시 유기를 찾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유기의 부활이지요.

안성에서 유기 부활과 함께 또하나의 부활, 안성 남사당공연이 있습니다. 안성여행이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것은 안성 남사당공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당은 처음에는 유랑 공연을 하는 여성 집단이었습니다. 사당(寺黨)이라 하여 절을 근거지로 숙식을 해결했을 법하고, 여기에 남자들이 그 역을 맡으며 남사당(男寺黨)이라는 집단이 생겨난 듯 보입니다.

남사당 공연은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거치며 사그라졌고, 다시 우리 전통문화를 찾는 운동과 함께 부활합니다. 신분제 사회에서 천민에 속했던 집단이 지금 부활이 가능한 전통을 이어왔다는 것만으로도 가치있는 일입니다. 지금 남사당 공연은 겨울을 제외한 3월부터 11월까지 토, 일요일에 안성 남사당공연장에서 펼쳐집니다.

창의 융합 문화 등이 화두가 되는 시대입니다. 남사당 공연을 보면서 그 개념들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1시간 50분 짧지 않는 시간임에도 지난 주말 함께 했던 아이의 말이 귓가에 맴돕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어요.”

저는 역사여행이 업입니다. 전국 방방곡곡 구석구석을 다니는 것은 아니고, 알려진 곳을 주로 찾게 되지요. 서울 궁궐이며 경주나 공주, 부여 등 교과서와 연관된 누구나 “아하, 거기 하면 뭐”라고 생각되는 곳을 반복해 가다보니 역사여행 인솔 직업도 여타 직업과 마찬가지로 제게는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그러다가 새롭게 가는 곳이 생기면 설레고 기다려집니다.

안성의 칠장사. 교과서에 등장하지 않는 낯설은 곳이고 설레는 곳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사찰 대부분이 풍경 좋은 곳에 위치하는지라 계절의 변화시점에서는 그 감상이 배가 됩니다. 더욱이 칠장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한층 맛과 멋이 더해지는 곳이었습니다.

칠장사의 이름 유래가 들어 있는 일곱 도둑을 교화시킨 중창조 혜소국사 이야기는 조선 명종때의 실재 인물인 임꺽정과 결합해 소설로 부활됐고, 후삼국의 패권을 움켜쥐었던 궁예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수년전 드라마를 통해 재현됐습니다. 암행어사의 대명사인 박문수가 과거시험 상경 길에 칠장사에 머물면서 꿈에서 합격 힌트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안성에서 만들어진 합격떡 몽중등과로 상품화 되어 있으며, 시험을 앞둔 가족들의 기원 방문처가 되어 발길을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칠장사의 매력 하나 더 덧붙인다면 대웅전 기둥. 어떠냐구요? 직접 한번 가서 보셔야지요.

/체험학습 동행(historytour.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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