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매일=광주 ] 이보람 기자 = 영국 밴드 ‘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이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31일, 개봉 첫 날 2위로 출발한 영화는 첫 주 목요일부터 5주차 수요일까지 관객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같은 날 개봉해 관객 수가 엎치락뒤치락 하던 영화 ‘완벽한 타인’이 점차 힘을 잃고 순위에서 밀려난 것과 비교하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누적 관객은 2일 오후 12시 기준 575만4,681명을 기록, ‘비긴어게인(343만 명)’, ‘라라랜드(359만 명)’, ‘맘마미아!(457만 명)’, ‘미녀와 야수(513만 명)’ 등을 제치고 역대 음악영화 2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레미제라블(592만 명)’의 기록 또한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고향인 영국을 제외하고 관객의 입소문과 재 관람, OST 등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큰 흥행을 거뒀다. 관객이 노래를 함께 부르며 보는 ‘싱어롱’관도 영국 대신 한국에서 상영됐다. 이후 관객들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그들의 음악을 흥얼거리는 ‘퀸뽕’에 사로잡혔다. 인기에 힘입어 MBC에서는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라이브에이드 생중계 공연을 재편성하기도 했다.

이렇듯 음악영화는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한국형 음악영화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산업적 흥행에만 목적을 둔 획일화된 영화제작 환경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영화는 몇 년 전부터 기술은 화려해졌으나, 내용과 소재 등이 진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4년간의 흥행 기록을 살펴보면 2015년 베테랑(1,341만 명), 2016년 부산행(1,155만 명), 2017년 신과 함께-죄와 벌(1,441,만 명), 2018년 신과 함께-인과 연(1,227만 명) 등이 그해 가장 많은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그 외 택시운전사, 공조, 검사외전, 암살, 내부자들, 범죄도시 등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수치는 택시운전사를 제외한 국내 영화 대부분이 SF, 액션, 스릴러, 범죄 장르에 한정돼 있음을 보여준다.

장르의 한정은 그만큼 관객의 수요가 따르기 때문으로, 작품성과 시장성에 비례해 스크린을 독점하기도 한다. 영화 ‘군함도’의 경우 80.2%의 스크린 점유율로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한국 영화계 발전을 위해서는 수익에 목마른 자극적이고 획일화된 주제에서 벗어나 영화 팬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색다른 소재와 독립영화, 단편영화 등의 상영도 활발해져야 한다. 더불어 티켓파워가 입증된 흥행 감독과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도 자제해야 하며 안정성 있는 흥행요소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도 이뤄져야 한다. 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상업 극장인 CGV, 마찬가지로 롯데엔터테인먼트와 롯데시네마가 같은 계열인 것을 감안했을 때, 자회사 작품 밀어주기도 그만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