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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과 역사여행<39> 세계유산 고인돌

초자연적 힘·영원한 존재 과시

2019년 01월 03일(목) 17:06
80톤의 무게가 나가는 강화도의 탁자식 모양 고인돌. 돌 자체가 갖는 영속성과 견고성으로 선사시대 사람들은 돌엔 초자연적 힘이 있어 영원한 존재를 과시하려 거석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시각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유산이지요.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시작해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란 이름으로 7개 사찰이 함께 오르면서 13점이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종묘처럼 한 곳이 단일 주제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사찰처럼 몇 개가 묶이어 등록되기도 합니다.

세계유산, 우리 고장 전라도에도 있을까요? 작년에 등록된 7개 사찰중 하나인 대흥사와 익산에 있는 백제 말기 거대 건물터인 왕궁리와 미륵사지 유적, 그리고 화순 고창 일대의 고인돌이 있습니다. 2019년 첫 역사여행, 그 무게감을 세계유산 고인돌 소개로 이야기해 봅니다.



고인돌은 개략적으로 세계에 6만 여 기 정도 확인되고, 그 중 4만기는 우리나라에, 그리고 우리나라 수량의 절반은 전라도 지역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의 무덤 유적으로 봅니다. 선사시대이지요.

선사와 역사의 차이는? 기록으로 남겨진 때는 역사시대, 그 이전 기록이 없는 시대를 선사시대라고 합니다. 선사시대는 기록이 없으니 남겨진 유물로 그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야 합니다. 고인돌은 선사시대 곧 기록이 없는 시대의 유물로 유물 자체만 가지고 역사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고인돌은 우리말입니다. 돌이 고여 있다 해서 붙인 이름으로 사전 지식으로 알고 있는 무덤의 정보는 고인돌이라는 이름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유물 이름은 그 유물의 쓰임이나 성격 등이 보여야 하나 고인돌은 외양만을 표현한 이름입니다. 한자 이름은 지석묘(支石墓)입니다. 지탱할 지에 돌 석 그리고 무덤 묘. 돌을 지탱해 있는 무덤이라는 말이지요.

고인돌의 모양은 크게 두가지 부류입니다. 탁자처럼 다리가 있고 그 위에 거대한 바윗돌이 얹어 있는 것과 커다란 바윗돌을 자잘한 돌 위 혹은 바로 땅 위에 올려놓은 형태로 탁자식 고인돌과 바둑판식 고인돌로 구분합니다. 우리나라 북쪽으론 탁자식이 많이 보이고, 남쪽으론 바둑판식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가 고인돌 하면 머릿속에 그리는 탁자식 모양은 강화도에 덮개돌이 무려 80톤 규모인 멋진 고인돌이 남겨있어, 강화도 답사길엔 반드시 거쳐오는 코스가 됩니다. 한덩어리 80톤의 바윗돌. 인위적으로 돌을 떼어내어 옮기고 다시 받침 위에 올려야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노동으로 만들 수 있는 결과물입니다.

실험고고학이라고 합니다. 선사시대 유물을 지금 직접 만들어 보면서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알아보는 것이지요. 전북 고창에서의 실험 결과가 자료로 전해집니다. 9.8t의 돌을 85명이 동원되어 4시간 동안 70m를 끌었다고 합니다. 1톤을 대략 열사람이 끌 수 있는 무게로 산정하면, 강화 고인돌은 800명의 성인이 동원되어야 하고, 화순엔 280톤 고인돌이 있는데 고인돌 작업에 모여야 할 사람이 2800명, 아이와 노인은 포함되지 않을 숫자일터니 가구가 2800호가 되어야 하고, 인구수로 보자면 만명 넘는 사람이 살아야 화순의 고인돌 정도를 무덤으로 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만명이라면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도 있는 규모의 공동체입니다. 그 공동체가 단일 행사를 위해 동원된다면 계급과 명령체계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지요.

저는 해설하면서 ‘질문고고학’을 종종 합니다.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에 5일 정도 봉사 부탁드립니다. 오실거죠?” “직장 나가야 하고 가정일 살펴야 하는데 어디 갈 수가 있겠습니까?”

“아. 5일 봉사해 주시면 광주에 아파트 한 채와 중형차 한 대 감사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온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 행사인 장례식에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힘. 교과서적인 설명은 돌 자체가 갖는 영속성과 견고성으로 선사시대 사람들은 돌엔 초자연적 힘이 있어 영원한 존재를 과시하려 거석문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만 저는 상상력을 더 발휘해 봅니다.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의 유적으로 청동기 시대의 집터는 90% 이상이 불에 탄 흔적으로 발굴된다고 합니다. 전쟁에 패하면 삶의 공간은 태워지고, 사람들은 노예로 잡혀가는 것이지요. 그러나 승자 또한 피해는 있는 것이고, 전쟁은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이길 승산이 있을 때 그것도 크게 이길 승산이 있을때라야 전쟁을 벌일 것이고, 전쟁하지 않고 이기는 것이 또는 감히 우리 부족에게 전쟁을 걸지 못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이겠지요.

여기서 저는 고인돌의 효능을 말합니다. 마을 어귀에 수천명의 노동력이 들어간 선대의 묘가 있다. 우리 마을은 이렇게 힘이 강하다. 그래서 혹시 염탐하러 오는 다른 부족들이 있다면 우리 부족의 힘을 보고 가라라는 메시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체험학습 동행(historytour.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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