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만 21세에 행정고시에 합격(24회)해 31년 동안 중앙과 지방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관료 출신이자 행정의 달인이다.

이 장관은 지난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이낙연 의원이 전남도지사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 출마해 19대 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2016년 20대 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당 바람에도 불구하고 광주·전남지역 에서 유일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정치인 이개호의 역량과 입지를 확고히 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호남정치권의 소통창구는 물론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다.



-벼 수확기에 비축미 방출을 결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있는데 그 배경을 설명해 달라.

▲2018년산 재배면적 감소와 다소 부진한 작황 등으로 본격적인 수확기 임에도 이례적으로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다. 정부미 방출 이전에 우선적으로 농업인이 피해를 보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도 있는 고민을 했다.

검토 결과, 비축미 방출 대상은 2017년산(구곡) 정부양곡 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미·고급미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2018년산 신곡은 농협과 RPC에 매입된 상황 이므로 비축미 방출로 농업인이 입는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기간에 쌀값이 가파르게 상승해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 등 실수요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여론의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물가당국의 요청에 따라 수확기중 비축미 5만톤 방출을 결정했다.



-농업의 미래를 위한 농정개혁을 본격화 하겠다고 했는데.

▲10년 후에도 농업·농촌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후계인력 양성 및 공익형 직불제 도입에 힘쓰고자 한다.

후계인력 양성과 관련해 현재 농촌지역 고령화율은 전국평균의 2배 가량으로,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가 1% 미만 이다. 이러한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년층의 농촌 유입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향후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문화·복지 지원과 일자리·소득원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영농정착 지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 스마트팜 보육 등 청년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시에 내년부터 농협 양곡창고와 같은 지역 유휴시설을 활용한 창업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범적 으로 문화·보육 인프라가 구축된 복합형 주거단지인 ‘청년 농촌 보금자리’를 조성(4개소)할 계획 이다.

또한 공익형 직불제 도입에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현재의 직불제는 쌀과 대농 중심으로 지급되고 있어 농촌사회를 지속 유지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에, ‘농가소득의 안정’을 최우선 전제로 삼아 쌀 수급 균형의 회복과 농업의 공익적 가치 보전 및 농촌공동체 유지를 정책목표로 직불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2019년도 농식품부 예산은 1.1% 증가 했다. 아쉬운 편성이 아닌지. 중점을 두고 투자한 부분은.

▲농식품부 2019년 예산·기금 규모는 14조6,596억원으로 확정 됐다. 금년(14조 4,996억원) 대비 1,600억원(1.1%) 증가하고, 정부안에 비해 115억원 증액된 수준으로 규모면 에서 아쉬움이 크다.

다만 쌀값 안정에 따라 변동직불금 예산 5,025억원을 감액해 다른 사업 재원을 확보했기에 2019년도 예산의 내용면 에서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농업·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농업인 체감 지원을 강화하는 등 내실을 기했다.

특히 국회 단계에서 노후저수지 리모델링 등 재해대비 생산기반 확충, 밀 비축 등 밭작물 육성 사업을 증액하는 한편, 연례적 농특회계 재원부족 이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세입재원 2,016억원을 보강하는 등 정부안을 내실 있게 보완 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며 현장 방문을 자주 하고 있는데, 현장 방문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무엇인가.

▲책상에서 기획한 정책이 현장 상황에 잘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현장 관계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언제나 최대한 농업인들 에게 눈을 맞추며 농업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에 참여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농업인들이 기존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더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정책을 수정해 나갈 방침이다.

모든 문제를 농업인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농업인의 편에서 고민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새로운 농정의 핵심이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지역 선정에 있어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정부는 스마트팜 관련 생산, 연구, 교육 기능이 집약된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을 추진 중이며 2019년에 관련 예산 688억원 확보했다.

혁신밸리는 스마트팜에 청년 창업과 실증연구 기능을 결합해 농업, 청년, 전후방 기업이 상생하는 공간이다. 2022년 까지 전국에 4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며 지난해 경북 상주와 전북 김제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추가 2개소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된 만큼 조속히 공모를 진행해 올해 상반기에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9년도 예산에 추가 2개소 기반조성 예산 140억원을 반영했다.

우선 시·도 에서는 지자체 공모 사업으로 지방비가 투입되는 점을 감안해 적정 사업 후보지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 2차 공모에서도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참여 여부, 부지확보와 추진체계 마련 등 지자체의 의지, 지역 특화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농촌 고령화 상황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주여건 마련으로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대책은.

▲농촌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청년층의 농업·농촌 유입과 정착 구조를 마련하면서, 고령농 특화 복지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다.

우선,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일자리·소득원 발굴과 주거·문화·복지 지원을 지속적 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영농에 종사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위해 농지·자금·교육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월 100만원의 정착 지원금도 제공하며 지원 규모를 늘려갈 방침이다.

또한, 문화·여가·보육 인프라가 구축된 복합형 주거단지인 ‘청년 농촌 보금자리’(4개소 신규 64억원)를 2019년 부터 시범 추진할 예정이다.



-축산자원개발부 전남 이전이 사실상 확정 됐는데 기대 효과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의 이전 후보지 공모 결과 함평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축산자원개발부 이전을 위한 ‘농진청-전남도’간 실무협상 및 MOU 체결 등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자원개발부 이전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일환으로서, 이전 대상 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년 겨울이면 전남도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농림부 차원의 대책을 소개해 달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을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해 사전 예방적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가금농가 점검과 철새도래지에 대한 예찰 강화 등 예방적 방역관리를 철저히 추진해 왔다. 전국 오리농가와 과거 발생농가 등 방역 취약농가 점검과정에서 확인된 미흡한 점은 보완토록 하고 있으며, 철새도래지 예찰지역을 88개소에서 96개소로 확대하고, 철새 분변 에서 AI 항원이 검출되는 즉시 주변 소독 등 방역조치 중이다.

철새가 본격 도래 하고 있어 전통시장 일제 휴업·소독, 도축장 일일 AI 검사 등 예방활동을 강화 하고 계열화사업자 소속농가 에서 AI 발생시 도축장 검사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사업장 이동을 중지하는 등 방역책임을 강화할 계획 이다.

이와함께 AI 발생 위험도를 낮추고자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전국 오리농가 203호를 대상으로 일시 사육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의 농어업 및 축산업 종사자들께 할 말이 있다면.

▲우리 농업·농촌은 고령화·개방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 발전에 밑거름이 된 농업인들의 헌신과 노고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농정체계를 바꾸겠다.

농촌은 대한민국 국토의 한 부분이고, 농업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미래산업이며, 농업인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구성원이라는 점을 모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250만 농업인의 생활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은 만큼, 농업인이 자부심을 느끼고, 일한 만큼 댓가를 받아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시장구조와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서울=강병운 기자



약력 ▲금호고 ▲전남대 경영학 학사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제35대 전남도 행정부지사 ▲제19대, 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