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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2019’ 돼지에게 예의를 허하라
2019년 01월 10일(목) 08:53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센터장
기해년, 황금돼지 해가 밝았다. 돼지의 진화과정은 한국을 포함한 8개국 과학자들이 ‘돼지유전체해독 국제컨소시엄’에서 유전자 정보를 해독해 밝혀냈다. 돼지 유전자(게놈)는 19쌍의 염색체와 약 2만6,000개 유전자, 26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졌다. 참고로 인간 유전자는 23쌍의 염색체와 약 2만5,000개의 유전자,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된다. 이 연구는 2012년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11월 15일자 표지 논문으로 실렸으며, 세계에 존재하는 야생 돼지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약 350만~530만 년 전인 신생대 초기 플라이오세(Pliocene)때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에서 출발한 돼지는 유럽 및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으로 서식지를 넓혔다. 약 1만 년 전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야생 멧돼지의 가축화가 진행되면서 인간과의 동행을 시작했고, 지구에서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대형 포유동물이다.



어린 시절 동물과의 첫 교감



어릴적 대문 옆에 ‘돼지우리’가 있었다. 지푸라기를 헤집고, 마당 흙을 파고 뛰어노는 아기 돼지의 눈은 장난기로 반짝였다. 내가 아는 돼지는 자는 곳과 배설 장소를 구분했으며 공동 육아를 하고 새끼를 사랑으로 키웠다. 놀라운 건, 밥을 주는 사람도 알아봤다. 어린 시절 동물과의 첫 교감이었다.

돼지는 후각 유전자가 발달되어 있다. 후각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이 생존과 집단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포유류는 기본적으로 유사한 구조의 후각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돼지는 인간에 비해 후각상피세포와 후구가 가까이 붙어 있다. 이런 후각 능력은 후각 수용체 유전자 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후각 수용체 유전자 수가 약 1,300개 정도로 개가 가지고 있는 1,100개 보다 훨씬 많다. 유전자 분석결과로 보면 개보다 돼지가 더 냄새를 잘 맡는다고 할 수 있다.

돼지의 후각이 발달되어 있지만 사람과 소통하는 수단은 냄새보다 시각이다. 오스트리아 빈 수의과대학 마리아네 본드라크와 수의학자들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방목해서 기르고 있는 돼지 33마리에게, 처음으로 보는 여성 10명의 모습을 모니터로 보여주고 구별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실험결과 31마리가 얼굴과 머리 뒷부분을 보고 사람을 구분했으며, 일부는 눈과 입 등 얼굴에 관련된 특징도 가려냈다고 한다. 응용 동물행동학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는 ‘돼지가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이었다.

최근 의학 및 과학계에서 돼지가 주목받게 된 이유는 장기이식과 신약개발 때문이다. 인간 장기이식에 가장 적합한 동물은 돼지인데, 생리학적·해부학적 특징이 인간과 매우 유사하고 다산을 하며, 임신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밀집사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동물행동학과 비교심리학의 연구 성과는 우리가 몰랐던 돼지의 내면을 알려준다. ‘돼지는 개나 어린이와 비슷한 인지 능력과 자아의식이 있다. 또한 창조적 놀이를 즐기며 감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돼지가 우둔하다는 편견을 깨는 연구도 있다. 침팬지나 까마귀처럼 먹이를 빼앗길 것 같은 상황에서 먹이가 숨겨진 곳을 알면서도 다른 엉뚱한 곳으로 유인하는 속임수를 쓴다는 것이다.

돼지의 인지능력을 알아본 다른 연구에서는 장기 기억력과 시간관념이 있어서 미래를 대비하며,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호기심이 왕성하고 다양한 놀이를 즐기며 다른 돼지의 감정 상태를 느껴 공감하는 능력까지 있다고 하니, 우리가 알고 있는 돼지에 대한 편견은 깨져야 마땅하다.



돼지에게 예의를 갖추자



몇 년 동안 돼지는 한국정치의 최대 피해자였다. 정치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이라면 알 것이다. 돼지를 피해자로 만든 정치인을. 어느 순간 유튜브가 불편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유튜브의 한 채널이 불편하다. 불편하다는 것은 그런 상황들이 낯설음으로 다가오는 감정임과 동시에 의문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 방송은 첫날 구독자가 2만 명을 넘었고,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돼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정권 붕괴설이나 경제위기설 같은 공포는 대중의 관심을 끌고 혹하게 만든다.

역시나 했지만 그 정치인은 기대를 훨씬 능가하는 능력을 보여주며, 가짜뉴스의 다양성을 찍어내고 있다. 사회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본성은 낙관론보다는 생존을 위해 위기를 경계하는 비관주의를 선호한다고 한다. 더욱이 인간은 만족보다 손실의 고통을 훨씬 더 크게 느낀다. 한마디로 ‘손실 가능성’에 질색하고 훨씬 민감하다.

돼지는 인류역사와 함께 동행 했고 인지능력도 생각보다 우수하다. 무엇보다 동료에 대한 공감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람을 알아본다. 더불어 인류에게는 장기이식과 신약개발에 도움을 주며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한다. 돼지도 이런 능력을 갖고 있는데, 돼지를 피해자로 만든 그 분은 아직도 예의를 지키고 있지 않다.

나는 바란다. 기해년 황금돼지 해를 맞아 돼지에게 사과하길. 국민들과 진심으로 동행하며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을 갖추길. 비난이 아닌 합리적 비판으로 정치에 임하길. 돼지에게 예의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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