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무안]정근산 기자=전남지역에서 지난해 초부터 1년 넘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AI 없는 원년’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은 나주와 영암을 중심으로 229개 농장에서 372만 마리의 오리를 키우는 등 전국 1위의 오리 산지이며, 동시에 고병원성 AI 발생이 잦은 취약지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 2003년 12월 나주시 산포면에서 고병원성 AI가 최초 발생한 이후 매년 겨울철이면 수십건씩 발생해 현재까지 누적 피해액만 1,500억원을 넘고 있다.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AI는 막대한 재정손실과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올 겨울에는 지난해 1월10일 이후 1년 1개월 넘게 추가 발생이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어느 해보다 강력한 예방조치와 오리 휴지기제 도입, 야생조류 차단방역 등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살균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생석회 집중 살포가 효과를 본 것으로 방역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생석회는 물과 반응 시 200도의 열이 발생해 살균·살충 작용을 하면서 가축질병의 원인인 병원균을 사멸시켜 가축 전염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도는 오리를 사육하는 220여곳 전체 농장을 대상으로 농장 출입구부터 울타리 둘레에 생석회를 살포했다. 생석회 살포는 지난해 4회 살포한 데 이어 1월과 2월 각 1회씩 올 겨울 총 6회를 살포했다.

오리 휴지기제를 통한 사육제한 조치도 성과를 냈다.

전남도는 고병원성 AI가 반복 발생한 농가와 오리 밀집사육 지역 농가 위주로 50농가를 선정해 지난해 11월부터 2월 말까지 오리 휴지기제를 실시했다.

강력한 야생조류 차단방역 조치도 한몫했다. 전남도는 31사단 제독차량과 광역방제기, 농협 공동방제단, 시·군 방제차량을 동원해 매일 철새도래지 방역을 실시했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겨울 철새가 아직 국내에 머물러 있고,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되는 등 3월 말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2017년의 경우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모두 16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점을 감안, 방역을 강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용보 전남도 동물방역과장은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