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여성교사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임신·육아 등을 이유로 고등학교 근무를 기피해 중·고교에서 남녀 교사 성비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성장기 중·고교생들이 남녀 교사로부터 동등하게 교육받을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광주지역 중·고등학교는(사립포함) 모두 157곳(중학교 90곳, 고등학교 67곳)이며, 교사는 7,296명(중학교 3,355명·고등학교 3,941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교사가 전체 62.6%인 4,568명을 차지했다.

이같은 ‘여초현상’은 중학교가 더 심각하다. 여성교사가 전체 77.8%인 2,611명을 차지한 반면, 남성교사는 2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고등학교의 경우 남성교사가 49.6%(1,957명)로 상대적으로 여성교사와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특히 중학교 여성교사 비율은 10년 전 70%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여성교사들이 임신·육아 등 개인적 사유와 학교생활 부적응, 학습·교수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중학교 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교사의 업무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인문계 사립고의 경우 여성교사 비율은 30%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한 여교사는 “고교 교육과정은 상대적으로 수업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각종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 감독 등 업무부담이 많다”면서 “육아·임신 외에 가사일도 돌봐야 하므로 여교사들이 중학교를 선호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고등학교 일부 학부모들까지 여성교사들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비 불균형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남녀 교사간 인사갈등 및 남성교사의 업무과중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 한 관계자는 “신규교사 여성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도 여성교사들이 개인사정만을 고려해 수월한 업무만을 고집할 수만은 없다”며 “대책마련 없이 이같은 현상을 자연스럽게 넘길 경우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중학교에 여교사만 근무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