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새벽 시간대 운영되는 편의점이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특히 새벽에 여성종업원이 나홀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 편의점의 경우 얼굴을 가리고 범행을 저지른 뒤 도주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종업원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죄 취약업소 등에 수화기를 7초 이상 들고 있으면 자동으로 인근 지구대로 연락돼 경찰관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한달음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지만, 범행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편의점에서 발생한 강도 건수는 5건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2건, 2017년 1건, 2018년 2건이다. 하지만 이같은 건수는 경찰에 신고된 사건만 집계된 것이어서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서도 편의점 강도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편의점 종업원을 비롯한 이용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편의점은 특성상 종업원이 서 있는 공간이 협소해 혼자서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강도 등 사건이 흔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범인은 자신과 체격조건이 비슷한 남성 종업원이 아닌 상대적으로 왜소한 여성 종업원이 홀로 있는 곳을 범행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할 수밖에 없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17일 편의점 종업원을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정 모씨(24)를 입건했다. 정씨는 이날 새벽 3시 30분께 서구 모 편의점에서 종업원 A씨(21·여)를 흉기로 위협, 38만원을 빼앗아 도주한 혐의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변 CCTV 영상분석 등을 통해 범행 12시간 만에 정씨를 검거했다.

앞서 서부경찰서는 지난 7일 둔기로 편의점 여종업원을 위협해 돈을 빼앗으려 한 혐의(특수공갈미수)로 B씨(5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지난 6일 새벽 4시 30분께 서구 모 편의점에서 돌멩이로 종업원 C씨(26·여)를 위협, 현금 10만원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다. 조사결과 최근 사업을 그만둔 B씨는 살던 집의 임차계약이 끝난 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주변에서 노숙생활을 하며 지내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편의점 업주 위 모씨(30)는 “사람이 몰리는 술집 거리에서는 위험하더라도 야간에 종업원을 고용해 편의점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면서 “되도록 건장한 남성 종업원을 채용하고 싶지만,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들 중에서 여성이 일을 더 잘할 것 같으면 어쩔 수 없이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한달음 시스템은 만에 하나 강도가 침입하면 인근 지구대에서 곧바로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입하지 않은 편의점 등에는 매번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며 “또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새벽 시간에 예방순찰도 강화하는 등 편의점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