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3·1운동과 북미정상회담

정준호 변호사

2019년 02월 27일(수) 19:15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다. 정부가 앞장서고 전국의 모든 시민사회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3·1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가치를 함양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베트남에서는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다시 세계의 이목이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집중되고 있다.

"오등은 자에…"로 시작되는 기미독립선언문은 100년이 지난 지금 확인해도 건국이념과 주권 재민의 확고한 철학은 진보적이다. 2·8선언에 이은 3·1운동은 곧바로 1919년 4월 1일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 3·1운동이 곧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역사적 기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주국 위상 세우는 새 출발점



그러나 그동안 독립운동사에서 3·1운동과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독립유공자들의 예우 정책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인 이번 3·1절을 기해 유관순 열사의 독립유공자 등급을 3급에서 1급으로 추서하고 유족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아울러 100주년이라는 시간적 의미 못지않게 3·1운동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한 다양하고도 적극적인 해석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헌법의 전문에는 3·1운동과 4·19혁명의 정신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3·1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그 정신의 함양은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3·1운동은 윌슨 미국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 선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1운동을 준비했던 48인은 윌슨에게 대한민국의 독립을 지원해달라는 청원서를 보내고, 일본에 독립의견서를 보낸 후 국내에서 독립선언을 발표하여 일본의 통치에 불복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으로 계획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선언은 식민지를 갖고 있던 다른 연합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윌슨은 독일 식민지에만 국한한다고 한발 물러서면서 48인의 청원서는 실효성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3·1운동에 대해서도 미국의 입장은 일본의 내정간섭임을 내세워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다양한 시각·입장서 바라봐야



그러나 미국은 일본의 항복 선언 직후 한반도를 소련과 분할하여 남한을 신탁통치하게 되었고, 이것으로 분단은 한국전쟁을 거쳐 오늘까지 고착되게 되었다. 그런 미국이 지금 북한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3·1운동이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한 목숨을 건 항쟁이었다는 점에서 민족자결주의로 식민치하의 여러 나라들에게 독립의지를 불어넣었지만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태도를 달리했던 미국에 의해 그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었고, 이후 미 군정에 의한 친일파 처리의 미흡, 분단의 고착화, 이념의 대립 등으로 한반도는 끊임없는 동족상잔의 비극과 친미 군사독재 체제에 의해 신음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그런 미국이 3·1운동 100주년을 앞둔 지금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민족, 혹은 국가의 자주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지난 박근혜 탄핵 당시에 등장한 태극기부대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앞세우는 모습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었고, 혈맹이라던 미국이 1980년 5월 광주학살과 무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대학생들의 미문화원 점거 등의 반미 투쟁 과정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아마도 태극기부대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 연합군을 이끌고 들어와 북한의 남침과 적화를 막아 준 은인의 국가이기에 혈맹적 우방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동안의 역사가 증명하듯이 미국은 물론, 세계 그 어느 나라도 자국의 이해와 이익이 우선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으며, 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평화를 둘러싼 북미정상회담 역시 그런 시각과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아가 이번 북미회담에서 '종전선언'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대한민국이 자주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