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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습격, 스포츠 정책변화 시급”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센터장

2019년 03월 27일(수) 17:27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센터장
땀을 흠뻑 흘리며 달리는 상상을 한다. 숨은 턱 밑까지 차오르고 몸은 수분과 휴식을 갈구한다. 상상만 한다. 미세먼지가 강타한 한반도는 봄 내음을 맡으며 운동하는 소소한 기쁨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게 야외 스포츠는 상상 속의 경험이 되고 쉽게 포기가 된다. 2019년 봄, 한반도는 잿빛 하늘에 포위됐다. 급속한 경제성장주의가 선사하는 찬란한 슬픔, 미세먼지 때문이다. 자연이 인류에게 경고하는 ‘압축 성장에 대한 복수’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빠진 일상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불만과 걱정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여러 대책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깨끗한 하늘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절망감을 더한다.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앱은 필수가 됐으며, 마스크는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 건강에 적신호가 발생한다. 실내생활은 신체 활동량 감소로 호흡기 건강이 나빠지며, 햇빛을 보지 못하면 비타민D가 결여된다. 비타민D 결여는 신경전달물질인 멜라토닌 조절 장애를 일으켜 불면증과 식욕 저하를 유발한다. 비타민D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많이 만들게 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억제해 행복감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은 비타민D의 90% 정도를 햇볕을 통해서 얻는데, 전 세계적으로도 일조량이 부족한 고위도 지역과 사계절이 뚜렷해 계절 변화가 심한 온대지역에서 계절성 우울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국에서 초미세먼지와 우울증, 조현병 등 정신질환이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건강환경연구소, 분당서울대 병원 공동연구팀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 8만여 건을 분석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틀 평균 10㎍/㎥ 높아지면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이 0.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에 더 심했다. 일반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 무기력감, 식욕감퇴, 불면증 등이 주요 증상이지만 비타민D 합성이 결여된 계절성 우울증은 수면 과다와 무기력, 피로와 집중력 저하, 긴장과 초조,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또한 일반 우울증과 달리 식탐이 강해지는데 탄수화물이 많은 밥과 라면, 빵, 단 음식을 많이 찾게 된다.

계절성 우울증 예방법은 활발한 신체 활동과 햇빛이다. 햇볕을 많이 쬐면 생체 리듬이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비타민D의 생성 및 멜라토닌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주고 정신·신체적 만족감을 가져와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우리나라의 대기 질을 최악의 상황으로 만든 핵심원인으로는 따뜻해진 날씨가 지목된다. 특히 3월에는 기온이 올라서 대기의 공기 흐름이 정체되자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않고 쌓이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겨울은 대표적인 ‘삼한사온’(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한 날씨)이었지만, 최근에는 ‘삼한사미’(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로 바뀌면서 그 사흘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환경이 되었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대응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공기 오염의 배출원인 물질을 줄이는 저감 정책이고 둘째, 미세먼지나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대응책이다. 저감 정책을 위해서는 배출원과 배출물질 등을 분석하여 대책을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따른 미세먼지 문제 등이 시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제약을 대비한 선진화된 스포츠 정책변화가 시급하다.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정책 필요



스포츠를 통한 신체 활동은 건강을 증진시킨다. 운동은 약이다. 예방 차원의 효과는 전체 의료비 감소에 큰 몫을 차지한다. 선진국들이 질병 치료가 아닌 예방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다. 구체적으로는 암 발생 위험 감소와 심장 및 혈압 증상을 개선하며, 정신적으로는 스트레스 해소 및 긍정적 정서를 증가시켜 우울증 등 정신질환 증상 개선 및 불안장애 해소의 주역이다.

야외 스포츠는 큰 비용이 필요하지 않으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서 건강 증진에 용이한 신체 활동이다. 문제는 야외 스포츠 활동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실내시설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세먼지의 습격은 실내 스포츠 시설 부족에 대한 현실을 일깨웠다. 이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스포츠 분야의 예산들을 재검토하여 실내 스포츠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광주시는 선진 스포츠 도시 조성을 위한 체육진흥협의회를 3월 초에 개최했다. 체육진흥협의회는 주요 현안으로 ‘모든 시민이 스포츠를 즐기는 선진체육도시’ 건설을 위한 체육 분야 주요 업무와 현안사업 보고와 함께 언제라도 편리하게 이용하는 ‘스포츠 공간 확대’ 등 사업에 대한 체육계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했듯, 스포츠 분야에서도 지역에서 중앙으로의 창의적인 혁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광주 유니버시아드 잉여금 및 광주세계수영대회 후의 시설 확충 및 활용방안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이 논의되어야 한다. 스포츠 기반시설의 확충 및 다양한 스포츠 욕구와 지역 특성에 맞는 스포츠 시설의 지속적인 건설은 선진 스포츠도시를 지향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광주다움’의 또 다른 혁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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