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을 쪼개가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피곤하지는 않아요.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봉사는 저의 천직인 것 같아요.”

지난 2012년부터 매달 무료로 돌잔치에서 생일상을 마련해주고 있는 회사원 박재한씨(44). 그는 평일엔 일반 회사원으로 출근을 한다. 하지만 매주 주말에는 돌잔치 이벤트 업체를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주말엔 아내와 함께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 관계로 돌상을 마련해주는 봉사활동은 주중에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할애해 준비하고 있다.

박씨가 이렇게 시간을 쪼개가며 봉사를 시작했던 이유는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도 주말에만 돌잔치 이벤트 업체를 운영 중이었는데,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 동구 소태동에 있는 영아일시보호소를 알게 되면서부터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돌잔치를 하지 못한다는 사연을 듣고 무작정 보호소에 전화를 걸어 ‘무료로 돌상을 차려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박씨는 그때부터 2년여간 매달 아이들을 위해 돌상을 차렸고, 아이들은 그의 헌신적인 노력에 생각도 못한 돌잔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그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미혼모 복지시설인 ‘편한집’에서 아이들에게 돌상을 차려주고 있다.

박씨는 아이들의 삶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SNS를 보고 전국에서 물품 기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받은 기부품들은 아이들 옷·기저귀 등으로 돌잔치 때 아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었다.

또 재능기부 문의도 쏟아졌다. 메이크업이라거나 한복 대여 등 자신이 잘하는 일로 돌잔치 때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임에도 봉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박씨가 올린 SNS를 보고 용기가 생겼다며 문의를 한 것이다.

그는 또 광산구 신가동에서 연탄을 나르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에게 홍보도 나섰다.

박씨는 “봉사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는 분들이 많고, 용기가 나지 않아 선뜻 나서지 못한 분들도 많다”며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옛말도 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홍보해서 많은 분들과 함께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주변을 살펴보면 초록우산 등 직접 활동할 수 있는 봉사단체도 많다”면서 “약간의 돈과 약간의 시간을 투자하면 받는 이들은 기쁨을 느낄 수 있고, 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스스로 더 큰 행복을 가슴으로 담는 게 봉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