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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될 수 있다면 어디서든 노래하고 싶어”

세월호 가족출신 권오현씨, 추모 마음 담은 음원 발매

2019년 06월 12일(수) 16:41
“우린 언제부터 안타까운 사고를 보고도 온전히 추모만을 할 수 없게 된 걸까요?”

세월호 참사로 동생 권오천 군을 잃은 형 권오현 씨는 지난달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 참사가 남의 일 같지 않다.

그가 주목한 것은 사고 이후 시시각각 변해가는 여론의 반응이다. 국민적 추모의 시간은 단 하루뿐, 이후에는 수색상황과 정부의 대응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고 그는 말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러나 싶었어요. 사고는 이미 발생했고, 사고의 배경과 잘잘못은 나중에 따지고 지금은 순수하게 희생자들에 대해 추모만 할 수도 있을 텐데, 슬픔의 감정이 너무나 짧은 시간 안에 흘러가 버리는 걸 보며 안타까웠어요.”

이런 권 씨는 최근 음원 하나를 발표했다. 사회적·개인적 아픔에 대해 순수하게 추모만 하고 싶은 감정을 담아 직접 작사와 작곡까지 맡았다.

그래서일까. 권 씨가 발표한 노래 ‘매 순간’의 가사에는 특정 사건을 연관 지을 단어나 은유가 없다. 그저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남은 자들의 안타까움만이 담겨 있다.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곡이지만 모르는 사람이 듣기엔 추모곡의 느낌이 들지 않게끔 썼어요. 특정 대상이 아닌 지금 당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들리게 하려고요. 누구나 상처 하나쯤은 있기 때문에 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상처를 생각하고 위로받을 수 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원래 가수 지망생이던 권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꿈을 포기했다. 동생을 떠나보낸 뒤 충격에 빠진 가족들을 대신해 돌아가신 아버지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에서다.

그는 유가족 대책위원회에 소속해 2년여 시간 동안 진실규명을 위해 거리를 누볐다. 전국을 떠돌며 여러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의 심경을 알렸고 안산과 진도를 도보로 왕복하며 시민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 대인기피증과 폭식증이 함께 찾아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너무 힘들다 보니 떠난 동생과 그날의 사고를 모두 잊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저도 살아야겠으니까요. 그때를 생각하며 쓴 가사가 ‘함께 웃던 그 날들이 언젠가 날 아프게 할까 봐 가끔 너를 밀어내곤 해’라는 구절인데 이 부분을 녹음하며 많이 울었습니다.”

자신의 상처를 가까스로 치유한 권 씨의 목표는 이제 참사를 겪고 지켜보며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한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음원을 통한 수익금은 같은 아픔을 공유한 사람들을 위해 모두 기부할 예정이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해도 사고 자체가 하나도 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제발 사망자만 없었으면 좋겠어요. 사망자가 발생할 때마다 남은 생을 고통으로 살아갈 수많은 유가족이 생겨나니까요.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어디서든 노래하고 싶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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