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을 8개월여 앞둔 가운데 광주·전남 정치권을 양분하고 있는 야권이 분당수순에 돌입하는가 하면 내홍이 격화되면서 지역정치권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민주평화당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한 지붕 두 가족’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혁신위원회를 둘러싸고 내홍이 격화되고 있어 모두 분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광주·전남 18개 선거구 중 14개 선거구를 점하고 있는 양당이 분당될 경우 지역정치권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평화당은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박지원·유성엽 의원이 주축이된 반당권파의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이하 대안정치)’가 사실상 분당수순에 돌입했다.

정 대표는 지난 22일 당내 제3지대 구축을 목표로 결성된 대안정치를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해 징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양측의 간극은 더욱 벌어진 모양새다.

‘DJ 적통’을 주장하는 평화당은 25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 ‘DJ 정신’ 계승과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하지만 당권파와 갈등 중인 비당권파의 불참으로 행사는 ‘반쪽’ 신세로 전락했다.

평화당은 이날 정 대표와 박주현 최고위원 등 당권파와 중립파로 분류되는 김광수 사무총장 등이 자리한 가운데 신안 하의도 DJ 생가 방문행사를 열었다.

반면, 비당권파는 옛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중진들과 회동하는 등 제3지대 창당을 위한 본격적인 세력규합에 시동을 걸었다.

비당권파는 신당 창당 준비모임인 대안정치를 중심으로 세 확장을 위한 물밑 논의에 부심 중이다.

유성엽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주승용·김동철 의원, 문병호 최고위원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전격 회동하고 제3지대 정당 창당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 속 각 당에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평화당과 바른미래당 호남계간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상황도 만만치 않다. 유승민·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들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당 정상화를 위한 비상회의’를 열고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회의 직후 결의문을 내고 “혼란의 최종 책임자는 손 대표”라며 “손 대표가 당원과 국민에게 선당후사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진사퇴뿐”이라며 결단을 요구했다.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격화되면서 결국 분당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래당이 분당할 경우 지역출신인 박주선·주승용·김동철·권은희 의원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의원들이 평화당내 반당권파인 대안연대와 규합해 제3지대 창당에 합류할 경우 지역내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과 1대 1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신당창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3지대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결국 광주·전남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가운데 지멱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을 겸비한 인재 영입과 발굴이 신당 성공의 성패가 될 것 으로 보인다.

또 신당이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면서 과감한 기득권 내려놓기가 선행될 경우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서울=강병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