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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혁신, 더딤과 빠름의 조화
2019년 08월 25일(일) 18:10
박상백 광주시 예산담당관
속도가 더디더라도 진정성을 담아 가다 보면 변화하게 마련이다. 속도 중독의 시대, 빠름이 일상이 된 우리 사회에서 더딤의 미학은 종종 답답함이 되곤 한다. 하지만 정목스님의 말처럼, 강물이 느리다고 강물의 등을 떠밀 수 없고 달팽이가 느리다고 달팽이를 채찍질할 수는 없다. 강물이나 달팽이나 더디 가더라도 결국 바다에 도달하고 숲에 안긴다.

우리 시는 올해를 공공기관 변화와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지난 4월 공공기관 혁신 추진계획을 확정해 29개 기관을 대상으로 23개 혁신과제를 실행하고 있다. 때론 더디 가고 때론 속도를 낸다. 집중과 세밀함이 필요한 지점에서는 현미경 분석을 하고 적기적소에 신속한 시행이 요구될 때는 주저없이 속도감을 더한다. 지금 우리 시 산하 공공기관의 체질개선과 혁신 드라이브는 더딤과 빠름의 조화, 그 중심에서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할 8개 혁신과제에 대해 현재 25개 공공기관 대상으로 조직진단 용역이 진행 중이다. 이 안에는 인사와 조직, 재정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진단이 포함돼 있으며, 이에 따른 개선방안 또한 제시될 예정이다. 공공기관 혁신의 기본 골격을 다듬는 작업으로 속도보다는 방향성과 정밀함이 요구되는, 더디 가더라도 면밀히 들여다볼 부분이다. 지금까지 기관별 현황과 주요사업에 대한 진단이 마무리됐으며 다음달부터는 각종 경영체계 분석 등 과업수행이 본격화된다.

반면 즉각적인 변화를 위해 속도가 필수인 혁신과제가 있다. 대표적인 과제가 올해 처음 시행된 공공기관 직원 통합채용이다. 통합채용은 그동안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직원을 채용해 오던 방식을 지양하고 시 주관으로 한날한시에 모든 채용예정기관이 의무적으로 필기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새로운 채용방식이다. 올 상반기에 13개 기관이 5월 11일 필기시험을 치르고 41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했다. 그동안 사회문제로 대두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근절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관에서 실시하는 면접시험 또한 공정을 기하기 위해 시에서 6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면접위원 인력풀을 구성해 45명의 위원을 각 기관에 지원했으며, 이로써 기관마다 외부전문가가 면접위원의 60% 이상 참여했다. 하반기 필기시험은 11월 9일 치러지고 11개 기관에서 86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시와 기관의 소통과 협업체계도 공고해졌다. 시장 주재로 공공기관 기관장이 참여하는 회의와 행정부시장 주재로 부기관장이 참여하는 회의가 격월로 열리며, 이 자리에서 기관별 현안과 주요 이슈가 논의된다. 올 2월에 시작된 회의는 7월까지 6회째를 거쳤다. 기능이 유사한 기관의 부기관장들이 모여 기관 간 협업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는 협업협의회와 협업TF도 9월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체계도 갖춰 지난 6월 설치된 시통합심사위원회에서 각 기관별 전환심사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최종 심사해 확정토록 했다. 현재 출자·출연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4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며 연말까지 나머지 6개 기관 43명 전원을 전환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임직원의 마인드 향상을 위한 혁신교육과 청렴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에 시작해 매월 실시되는 혁신교육에는 134명의 직원이, 반기별로 열리는 청렴교육에는 지난 6월에 임직원 244명이 참여했다. 특히 청렴교육에는 각 기관의 기관장 등 임원이 전원 참석해 청렴의 시정가치를 공유하고 의지를 다졌다.

기관 자체적으로도 조직문화 혁신과 청렴강화, 사회적 가치 실현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각 혁신과제별 운영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시는 기관별 추진성과와 개선점을 분기마다 확인해 피드백할 예정이며, 연말에는 올해 창출한 혁신 성과를 한데 모은 성과공유대회를 열어 우수사례를 전체 공공기관과 지역사회에 확산할 계획이다.

시와 공공기관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 오늘도 쉬지 않는다. 이렇듯 쉼 없이 나아가는 목적과 이를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최종 종착지는 하나다. 바로 시민의 행복과 공공기관 본연의 공공성 강화다.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더딤과 빠름의 조화, 그 조화가 만들어낼 최종 결과는 공공기관 혁신의 완성임을 믿는다.
/박상백 광주시 예산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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