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웅미술관 이영재 ‘비우고 채우고 비우고’ 전시 일부.

[ 전남매일=광주 ] 이연수 기자 = 광주시립미술관은 하정웅미술관 디아스포라작가전으로 도예가 이영재의 ‘비우고 채우고 비우고’전을 오는 12월 8일까지 개최한다.

하정웅미술관 디아스포라작가전은 우리나라 출신으로 해외에 거주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를 초대해 조명하는 특별전이다.

이영재는 독일 마가레텐회에(Margaretenhohe) 공방 대표로 동서양의 정서와 미감이 결합된 독창적 세계로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도예가다.

수도여자사범대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1972년 당시 간호사였던 어머니와 함께 독일로 건너가 47년째 독일에서 거주하고 있다.

마가레텐회에 공방은 독일 에센의 폐광한 탄광지역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졸퍼라인(Zollverein) 지역 내에 위치해 있고, 바우하우스 이념을 계승하고 있는 100년 전통의 공방으로서 독일 내에서 그 역사와 전통을 높게 평가받는 곳이다.

이영재 작가의 도자예술 기반은 소박함과 자연미가 특징인 한국의 미의식과 독일의 실용적 태도에서 체득한 간결하고 세련된 조형미다. 또한 간결하고 유연한 형태로서 소박하지만 우아하고 단순하지만 긴장감 있는 뚜렷한 형태감으로 고고한 맛이 있다

이번 전시는 전시장 바닥을 가득 메워 설치된 287개의 사발과 접시, ‘1+1=1’이라는 독특한 조형성에 철학적 사유를 담아낸 ‘방추 항아리’, 작가가 만나온 인연을 기록하듯 제작한 ‘꽃병’ 시리즈 등 330여 점의 방대한 규모로 구성됐다.

전시장 바닥에 겸손하게 놓인 사발 287개는 하나의 덩어리지만 언제든지 그 개수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열린 형태다.

두 개의 사발을 대칭적으로 이어붙인 ‘방추 항아리’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분명한 이음새의 직선과 사발의 곡선이 만들어낸 절묘한 긴장감이 특색이다. ‘1+1=1’로 해석되는 이영재의 ‘방추 항아리’에는 분단국가인 조국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작가는 비스바덴미술대학에서 도예와 디자인을 전공했고, 1986년부터 마가레텐회에 공방 대표직을 맡고 있다. 카셀대학교 도예과 연구 교수, 이화여대 조형학과 초빙 교수를 역임했으며, 폴란드 브로츠와프미술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뮌헨 현대미술관, 보훔미술관, 폴크방 미술관 등 독일 주요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개최했으며, 유럽 5대 화랑 중 하나인 칼스텐 그레브(Karsten Greve) 소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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