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봉 여수시장이 추진하는 민선 7기 주요 현안사업들이 지역발전보다 오히려 주민갈등만 야기하면서 여수시를 향한 지역민의 행정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당장 지역 내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는 ‘만흥지구 개발사업’의 경우 권 시장이 독단적으로 사업자와 협약을 맺어 주민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또 시의회와는 동의가 필요한 시정 주요 현안에 협의없이 단독 강행하면서 소모적 논란과 반목이 되풀이되고 있는 양상이다.

23일 여수 만흥지구 택지조성사업반대 대책위원회는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여수시와 LH가 맺은 임대주택조성사업 조성 업무협약을 파기할 것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만흥지구 택지조성사업반대대책위원회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와 시의회,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대에도 협약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을 무시하고 막무가내식 개발을 진행하려는 여수시장의 아집과 LH공사의 작태에 분노한다”며 “업무협약을 파기하고 개발계획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과정에서 대책위와 청사방호에 나선 공무원 150여명은 몸싸움을 벌이는 등 크게 충돌했으며, 주민 3명이 부상을 호소하며 119 구조대에 실려갔다.

이들 주민은 25일까지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여수시는 6월 LH와 만흥지구 택지개발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47만4,000㎡ 부지에 3,578세대가 들어서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소식이 알려지자 사업반대 대책위원회가 꾸려졌으며, 여수시의회도 사업협약 파기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임대주택 조성사업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지역 국회의원인 무소속 이용주 의원은 “주민들의 동의없는 개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주민들의 동의를 받도록 법에도 명시돼 있다”며 “여수시는 비상대책위와 약속한 대로 주민들의 찬반을 묻고 사업진행 여부를 결정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선 7기 출범부터 시작된 권오봉 시장과 여수시의회간 갈등의 골은 날로 깊어지고 있어 지역발전 논의는 기약없는 형국이다.

진모지구 영화세트장 건립을 시작으로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부지 제공 사안 등 양측 입장차는 극명하다. 여기에 이날 주민반발이 표출된 만흥지구 개발사업에 대해 집행부는 입장문을 통해 대화의지를 단절해 시의회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완석 여수시의회 의장은 “관광산업 등 투자유치가 필요한 여수지역에 되레 임대주택 개발사업은 맞지 않다”며 “권 시장이 의회를 무시하고 기본적 행정절차와 현안사업에 대한 협의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각종 현안사업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은 소통부재의 중심에 있는 집행부 수장인 권 시장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무엇보다 권 시장은 갈등 현안에 대한 정치적인 타협이나 설득 등 노력 없이 ‘발목잡기’라고 대응, 시의회와 지역민을 자극하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권 시장은 시의회를 존중하고 중요한 정책은 사전에 협의해야 하지만 정치적인 타협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지자체장으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인 대화와 타협의 리더십이 부족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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