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가 민간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예산을 크게 늘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산 증액을 주도한 해당 상임위원회에 도내 최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의원이 속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제 밥그릇 챙기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보건복지환경위원회는 최근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실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중 ‘어린이집 반별 운영비 지원액’을 당초 17억7,156만원에서 18억8,931만원이 늘어난 36억6,087만원으로 증액해 예결위로 넘겼다.

어린이집 반별 운영비 지원은 전남도가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정책으로 도내 국·공립, 법인, 민간 등 모든 어린이집에 반당 7만원씩 매달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도내 1,144개 어린이집의 7,030개 반이 해당되며, 도비 30%와 시·군비 70%를 합해 1년 사업비는 59억원에 이른다.

어린이집은 반별 운영비로 보조교사 채용과 처우개선, 교구 구입 등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재량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증액된 예산이 통과되면 어린이집에 지급되는 반별 지원금이 기존 월 7만원에서 2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는 내년부터 첫 도입해 만 0~2세반에 월 6만원을 지급키로 한 경남도와 만 0세반에만 3만원을 지급 예정인 울산과 비교해 과다한 금액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증액 예산도 국·공립을 제외한 민간 어린이집에만 지급하기로 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환경위가 증액한 어린이집 예산은 이것만이 아니다. 어린이집 취사부 인건비 지원예산도 집행부는 9억9,500만원을 편성했지만, 보건복지환경위는 2억8,500만원을 증액해 총 10억2,800만원으로 늘렸다.

특히 어린이집 지원액을 증액한 보건복지환경위에는 부인이 순천에서 도내 최대 규모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A의원이 속해 있어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보건복지위는 민간 어린이집에 대한 과도한 예산지원과는 다르게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미세먼지 마스크 지원예산은 절반을 싹둑 잘라냈다. 집행부는 관련 예산을 39억7,699만원을 올렸지만, 보건복지위는 절반을 잘라 19억8,849만원만 인정했다.

어린이집 반별 운영비 증액 조서를 낸 오하근 의원은 “원아는 줄고 인건비는 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집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을 증액했다”며 “민간과 가정어린이집에 대해 20만원씩 지급하고 내년 상반기 추경을 통해 법인과 국공립 어린이집까지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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