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홍보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역민들은 예비후보 등록 이후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지는 ‘문자폭탄’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선거구도 아닌 지역에서 무차별적으로 문자를 살포하고,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았냐며 항의하는 이들도 있다.

2일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문자메시지는 선거운동 방법으로 허용됐다. 공직선거법 제59조에는 후보자와 예비후보자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횟수에 제한은 있다. 20명이 넘는 대량 자동문자발송은 8번까지만 허용한다. 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에 따라 신고한 1개의 전화번호만을 사용해야 한다. 20명 이하 인원에 보내는 문자는 횟수에 제한이 없다. 카카오톡 발송도 제한이 없다.

광주지역 각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선거문자를 1회 평균 3,000건 이상 발송하고 있다. 캠프에서는 유권자 정보를 지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홍보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홍보책자는 사람들이 제대로 보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문자메시지는 그래도 ‘확인은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총선 관련 홍보문자가 쏟아지고 있다.

시민 진하윤씨(여·40·서구 화정동)는 “하루에 많게는 10통의 선거홍보문자를 받는다. 여론조사 전화를 받아달라, 지지해달라 등 일방적인 발송에 피곤하다”며 “그렇다고 들어오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 황웅성씨(35·서구 화정동)는 “지역구도 아닌데 시도 때도 없이 보내오는 문자메시지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적어도 유권자가 살고 있는 지역을 가려가며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해 찜찜해하는 이들도 있다.

주부 정혜선씨(40·무안군)는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더니 지인이 번호를 알려줬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내 개인정보가 나도 모르게 건네지는 것이 굉장히 불쾌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무차별적 선거홍보문자를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합법적 선거운동 방법으로 법 개정을 하지 않는 한 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이와 관련,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법 개정을 하지 않는 한 선거홍보문자에 대한 규제를 할 수는 없다”며 “선거기간 홍보문자에 대한 민원은 급증하지만 위반사항이 아니어서 민원 건수 등을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황애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