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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가속기 유치사업’ 평가기준 불공정 논란

투명성 결여에 품질·운영보다 입지조건 50점 ‘과다’
“균형발전 고려…투명·공정한 세부기준 제시 돼야”

2020년 04월 02일(목) 19:57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1조원대 대형 국책연구사업인 ‘다목적 4세대 방사광가속기’ 부지 유치공고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평가기준 선정절차부터 세부 항목에 대한 평가방법이 제시되지 않았으며, 위치나 접근성에 관한 평가요소가 많아 특정지역에 유리하도록 설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2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부는 지난달 27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부지유치 공모를 냈다.

사업 개요를 살펴보면 사업비는 국비 8,000억원(추정액), 사업기간은 2022~2027년까지 6년간이며 2028년부터 본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사업규모는 방사광가속기 및 부속시설 1식 주요 시설은 가속장치동, 빔라인(40기 이상)장치 등 연구시설, 연구지원시설, 기타 시설 등이다.

가속기 장비구축 및 건설은 정부 주도로 수행하고, 부지 및 관련시설 등 지원은 지자체 및 참여 협력기관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평가항목으로는 기본요건 25%, 입지조건 50%, 지자체 지원 25% 등 크게 3가지다.

기본요건은 ▲부지면적 26만㎡ 이상 ▲ 진입로(4차선 이상) ▲전력인입선로 제원 및 설치계획 등이고, 입지조건은 ▲부지 안전성 ▲자연재해 안정성 ▲시설 접근성 및 편의성 ▲인근 배후도시 정주여건 ▲자원활용 가능성 등이다.

지자체의 지원항목은 ▲재원조달 등 지원계획의 확실성·실현 가능성 ▲법적·행정적 지원방안 등이 담겼다.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에는 전남·나주를 비롯해 강원·춘천, 인천·송도, 경북·포항, 충북·청주 등 5개 광역·기초 자치단체가 경합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기준을 두고 투명성과 공정성 우려가 나온다.

세부 평가항목의 이공계대학·과학기술분야 연구기관의 이용자 접근성, 배후도시 인구수, 대학연구기관 확보정도 등 지리적 여건을 포함한 입지조건이 전체 점수의 절반인 50점을 차지한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평가기준을 4일만에 급작스럽게 확정지은 것과 세부 평가항목에 대한 배점을 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치경쟁에 뛰어든 일부 지자체들은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경북 포항의 경우 10만㎡ 규모의 가속기 건립 예정지를 확보했지만, 최소 26만㎡의 부지확보 조건이 제시돼 부지를 다시 선정해야 하는 촉박한 처지에 놓였다.

나주시도 위치나 접근성을 중요시한 평가기준으로 볼 때 다른 지자체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더 큰 문제는 과기부가 제시한 평가기준은 최근 실시된 구축타당성 조사결과와도 동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달 4개 시·도(전남·인천·강원·충북)와 2개 연구기관(원자력연구원·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가속기 이용 관련자 337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가속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가속기 데이터 질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32.6%)가 가장 높았으며, ‘빔타임 충분한 확보(27%)’, ‘운영인력 전문성’(15.4%), ‘지원인력 충분한 확보’(11.6%)가 뒤를 이었다.

해외 가속기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이 국내 가속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대략 6개월~1년 가량의 대기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속기 이용자 중 대부분(87%)이 성능 및 운영품질을 중요한 요구사항으로 꼽은 것이다.

1~2시간의 접근성 차이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연구결과에도 위치나 접근성 등에 과도한 비중을 둬 기준을 정한 것은 특정 지자체를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전남도 관계자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만큼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유치경쟁이 공평하게 이뤄질수 있도록 세부기준이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지 유치공고 후 개최된 온라인 설명회에서 과기부는 평가기준에 대한 구체적 설명없이 “부지선정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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