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역사를 함께한 광주YMCA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다.

광주YMCA는 ‘광주Y 백년! 불어라 생명평화의 바람!’을 슬로건으로 오는 12월까지 이어지는 100주년 기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월 광주YMCA 이사장에 취임한 광주대 류한호 교수는 지역과 청년과 세계를 중요한 키워드로 삼고 있다.

류한호 이사장을 만나 100주년을 맞은 광주YMCA의 나아갈 방향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광주YMCA 이사장 취임을 축하한다. 소감은.

▲깊은 감사에 어깨가 무겁다. 광주YMCA는 ‘청소년에게 꿈을, 지역사회에 밝음을, 지구촌에 평화를’ 이라는 가치를 실천하는 광주지역의 대표적 시민사회운동단체다. 이 단체의 이사장은 영광스럽고도 책임이 무거운 자리다.

마침 올해는 광주YMCA 창립 100년이 되는 해다. 지나온 백년을 성찰하고, 다가올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만 한다.

디지털시대, 4차산업혁명시대로 넘어가는 징검다리요, 갈림길에 와 있는 것이다.

100년 전 선배들이 구상했던 창립 정신을 오늘의 시대정신에 맞게 잘 해 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광주YMCA를 소개 한다면.

▲광주YMCA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 7월 설립해 광주와 100년의 역사를 함께 해 왔다.

설립자들은 3·1운동 당시 오방 최흥종 목사와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 지도자들과 30여 명의 청년들이었다.

YMCA는 기독인 사회운동단체로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늘 광주와 함께 하고, 광주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이끌고 동참해 왔다. 일제강점기나 군사독재시기에도 독립운동, 계몽운동, 민주화운동, 시민운동의 리더와 활동가들을 육성하고 배출하는 일을 감당해 왔다.

오늘날 광주Y는 청소년 자치활동과 동아리활동 지원에 중점을 둔다.

‘청소년 쉼터’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발달장애청소년을 지원하는 ‘트라이앵글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운동으로 지역의 주요 이슈와 의제를 토론하는 ‘시민논단’과 ‘탈핵평화운동’, ‘통일만보걷기운동’, ‘노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 ‘쓰레기 없는 행사 만들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또 세월호 추모, 탈핵평화, 평화와 통일기원, 난민포용 등에 대한 각종 기도회를 여는 등 기독사회운동체의 역할을 수행한다. 중국 상하이, 일본 요코하마, 필리핀 마닐라의 Y와 형제·자매로 교류한다.



-100주년 맞아 추진할 역점 사업이 있다면.

▲설립 100주년을 맞아 많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성찰하기 위한 광주YMCA 백년사를 편찬하고 있다.

금남로 본관에 역사관을 만들 예정이다.

오는 10월 13일부터 5일동안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Y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 기간 중 상하이, 요코하마, 광주 Y가 <3도시 YMCA 평화포럼>을 개최한다.

주제는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역할’이다. 이 시기에 3도시 청소년들이 모이는 YMCA 유스캠프도 함께 열린다.

또 일본 요코하마Y와 함께 양 도시 발달장애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국제교류캠프도 개최할 예정이다.

아시아지역 YMCA 중 한 곳과 자매Y협약을 체결하여 광주Y의 시민사회운동의 경험을 공유하고 교류할 계획이다.



-올해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이다. YMCA의 역할은.

▲올해는 5·18 40주년과 광주Y 창립 10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광주Y와 기독사회운동의 역할을 조명하는 학술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광주YMCA는 5·18 당시 항쟁지도부의 집회 거점으로 사용됐고, 무진관 강당은 시민군 훈련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또 김천배, 이성학, 백영흠, 명노근, 강신석 등 광주YMCA 지도부가 5·18 수습위원으로 활동하며 시민들을 보호했다.

5·18 이후에도 YMCA회관은 5·18 정신을 기리고 확장하는 수많은 행사를 위한 장소로 사용됐다.

충분히 기념할 만한 역사성이 있는 공간이며, 5·18 사적지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낡아서 수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올해 5·18 관련 사업으로 YMCA와 기독사회운동 인물들을 대상으로 구술증언 채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연구사업으로 제안해 놓았다.



-이사장으로서 지역 발전에 대한 역할은 무엇인가.

▲YMCA는 지역과 청년과 세계를 중요한 키워드로 삼고 있다.

청소년에게 꿈을, 지역사회에 밝음을, 지구촌에 평화를 이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운동방안을 마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지역소멸의 시대에 지방분권과 시민자치를 감당할 수 있는 젊은 건강한 인재가 필요하다. 지역이 살아 숨쉬는 데 필요한 인적 자원을 양성해야 한다. 새로운 100년의 키워드는 지역사회와 시민과 함께 하는 YMCA다.

지금은 거버넌스의 시대다. 사회가 변화해 시민이 지역의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거버넌스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권력 감시나 시민권익 대변 등 시민사회단체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이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가는 게 아니라 광주 시민들과 여럿이 함께 가는 일이다. Y는 그 일을 감당해나갈 것이다.



- 앞으로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위한 사업은.

▲2020년은 18세 청년들이 처음으로 선거권을 갖게 된 해다.

YMCA는 청소년을 생명 평화의 리더로 규정하고,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는 것을 중요한 활동목표로 정하고 있다. Y는 오래 전부터 18세 청년 유권자운동을 펼쳤고,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됐다.

청년이 투표하면 청년정책이 바뀐다. 준비된 청년이라야 세상의 무게를 짊어질 수 있다.

Y는 이러한 정치적 변화와 요구에 따라 청년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 민주시민교육, 생애 첫 투표 참여 운동, 청소년 모의투표 활동 등을 청소년과 함께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더 확장된 방식으로 할 것이다. 시민운동도 광주도 결국 지금의 청년들이 이끌고 나가야 할 세상이다.

오늘날 공공적 삶을 추구하는 시민사회가 갖고 있는 건전한 힘이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고 나갈 청년들에게 계승 발전되도록 해나가야 한다. 세대 간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광주를 강력한 사회자본을 가진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시민단체는 보통 NGO라고 불린다. 민간기구이지만 정부기구와 같은 공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라는 의미다.

시민단체는 전통적으로 공공적 관점에서 권력을 감시하고 시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앞으로 광주YMCA도 100년에 걸친 Y 활동에 대한 성찰과 평가를 통해 변화해야 할 부분과 계승 발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를 잘 정리해 지역사회에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에 맞춰 조직의 시스템적 변화나 사업, 프로그램의 전환도 필요하다.

Y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데 있어 그 중심에는 당연히 사람이 있어야 한다. Y 단독으로 보다는 다른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밝은 지역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일을 함께 하고, 다른 단체들이 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일도 중요하다.



-광주시민들께 한 말씀.

▲광주YMCA 백년은 광주시민과 함께 한 역사다.

시민의 사랑을 먹고 자란 건강한 나무다. 지금은 지난 100년을 잘 갈무리하고, 광주시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백년을 설계하고 실천해야 하는 시기다.

광주Y가 좀더 열린 공간이 되고, 광주시민들이 가진 민주, 인권, 평화의 에너지와 광주Y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융합하면 당당하고 따뜻한 광주공동체를 잘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백년에도 지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광주Y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광주YMCA 백년을 만들어주신 시민들게 감사드린다.

/조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