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보물을 찾는 사람들

김광휘 광주시 기획조정실장

2020년 06월 02일(화) 20:00
김광휘 광주시 기획조정실장
티벳고원에서 라마불교의 심오한 우주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인류를 구원할 보물을 찾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이런 사람들을 티벳어로 ‘테르텐(Teruten)’이라 한다. 광주에 보물을 찾는 사람들이 왔다.

인간의 보물을 향한 욕망은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금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보물이 있는 곳이라면 아무리 접근이 어려운 험지라도 인간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인류는 금은보화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도 끊임없이 하였다. 중세를 휩쓴 연금술이 바로 그것이다. 결과적으로 금을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하였지만 연금술은 산업 발전의 촉매제가 되었다. 인류가 이룬 기술과 문명의 진보가 보물을 향한 부단한 욕망의 산물이라면 비약일까.

21세기에도 전 지구적인 보물찾기는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더 치밀해지고 심화되고 있다. 지금 여러 나라들이 국가적인 총력을 결집해 찾고 있는 보물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이다. 우리가 인공지능에 주목한 것은 알파고의 충격이 컸다. 2016년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프로바둑 1인자 이세돌과 5번의 대국에서 4번을 이겼을 때 새로운 세상이 다가왔음을 직감해야 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이다. 구글 최고 경영자 순다르 피차이는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작동하고 있는 가장 심오한 것 중 하나이다. 불이나 전기보다 더 심오하다.”라고 하였다. 스탠포드의 앤드류 응은 “인공지능은 다양한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고 더욱 많은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질 것이라고 전망한다.”라고 예측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류가 맞이할 미래라는데 더 이상 이론의 여지가 없다. 모두가 인공지능을 외치는 시대에 인공지능을 통한 보물을 찾아내는 성과를 어떻게 올릴 것인지가 아주 중요해졌다.

- 광주시, AI로 선도적 대열 나서

광주광역시는 이 보물찾기 대열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선포하였다. 지난해 9월엔 컨트롤타워로 각계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올해 1월엔 실무를 총괄할 인공지능 융합사업단을 과학기술부와 함께 발족시켰다. 조직개편도 단행하여 종전의 전략산업국을 인공지능산업국으로 확대 개편하고 전담부서로 인공지능정책과도 신설하였다. 인공지능 중심도시 만들기 지원 조례도 제정되었다.

광주 인공지능 사업의 핵심기지가 될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정부 예타 면제 사업으로 결정된 이후 KDI의 적정성 검토를 끝냈다. 그린벨트해제가 어려운 난관이었지만 지난해 말 중앙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해제결정을 받아서 해결하였다. 2020년에는 국비 626억원을 비롯해 총 1,000여억원의 사업비가 마련되었다.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공사 설계 등 일련의 절차가 마무리되는 12월쯤엔 공사 착수될 것이다.

인공지능 산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인재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핵심 인재의 양성이 기술력과 경제성 확보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광주과기원은 올해 3월부터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대학원을 개설하고 석박사급 고급 인력 양성에 착수하였다. 올해 7월이면 인공지능사관학교도 개교한다. 5월말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인력을 모집 한 결과 5.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여 인공지능분야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는 기업중심의 가치사슬이 잘 완비되어 있고, 인근 대학과 연구소의 유능한 경영자나 선배들(Guru)들이 창업자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환경으로 인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다. 광주광역시의 인공지능 비즈니스 모델도 이런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추진체계 정비, 인재양성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기업과 연구소의 유치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그 전망이 매우 밝다고 하겠다.

- 인공지능 4대 강국 견인

벌써 12건의 협약이 이루어졌다. 경기도, NIA(한국정보화진흥원) 등과 협약을 체결하여 기관간 거버넌스를 구축하였다. 미국 실리콘밸리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회사인 인코어드PNP를 비롯해 티맥스 소프트, 솔트 룩스 등 국내외 인공지능 관련 유수의 기업들이 광주에 왔거나 오기로 하였다. 이 중 하나인 테르텐(Teruten)은 멀티미디어 디지털 저작권 관리 분야 국내 최고기업이다. 20여 년간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국내외 보안 특허만 20여개를 보유한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이다. 이 글 서두에서 예를 든 ‘테르텐과 광주의 만남’은 21세기판 보물찾기를 위한 가장 상징적인 조합이 아닐까.

이런 일련의 협약과 기업, 연구소 유치로 광주시가 인공지능 중심도시라는 상징성이 배가될 뿐만 아니라 추진동력도 얻을 것이다. 이 길은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길이지만 아직 완전히 개척되지 않은 길이다. 광주형 일자리처럼 말이다. 도전정신과 사명감으로 시대를 선도해온 광주의 특별한 DNA가 인공지능 4대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일구는데 큰 힘을 발휘하리라.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서라도 그 새로운 여정을 개척한다면 모두가 꾸는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광휘 광주시 기획조정실장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