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일상과 판타지 잘 표현한 영화"

■오늘 개봉하는 김희정 감독의 '프랑스 여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에 대하여
"외국에 사는 한국 여성 이야기 하고싶었다"

2020년 06월 03일(수) 09:25
촬영현장에서 김희정감독의 모습.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컷
“국외자, 특히 외국에 사는 한국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7년 동안 폴란드에서 유학하고, 1년 가까이 프랑스 파리, 노르망디 지역에서 레지던스 생활을 하며 경험한 것들이 바탕이 됐다. 그런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자연스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방인’의 상태에 주목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이번 영화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연극배우였던 꿈을 접고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프랑스에서 오래 정착해 살았으나 이혼을 겪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40대 여성 미라(배우 김호정). 그녀는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에 익숙한 ‘한국인’이었으나 한국에서 꿈을 이룬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종적 경계인이 아닌 다른 의미로서의 경계인이 된다. ‘프랑스여자’는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에 초청, 상영되는 등 정식 개봉 전부터 그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프랑스여자’의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연출한 김희정 감독을 만났다.



김 감독은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전공수업을 강의하는 동시에 2007년 ‘열세살 수아’를 시작으로 2012년 ‘청포도 사탕:17년 전의 약속’, 2015년 ‘설행_눈길을 걷다’ 등 감독으로서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전작에서도 그렇듯, 김 감독의 영화는 항상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 등 중첩된 시간 속 기억들이 등장인물들의 삶과 영화적 서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모호한 시간이나 무의식,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2016년 스웨덴 예테보리 영화제서 열린 ‘설행_눈길을 걷다’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을 때를 회상했다.

김 감독은 “한 여성 관객이 이 영화를 보니 환상성과 현실성이 결합된 리얼리즘을 뜻하는‘마술적 리얼리즘’과 영적인 연결에 대한 연관성을 느꼈다고 말했다”며 “그 이후로 나 역시도 내가 원하는 영화의 방향이 그런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다. 아무튼 내가 꿈, 기억, 환상을 좋아하고 끌리는 것은 확실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고 답했다.

시나리오 작성과 연출을 병행하는 점에 대해서는 “‘프랑스여자’시나리오를 막 쓰기 시작했을 때 ‘설행_눈길을 걷다’ 개봉 준비를 했었다. 지금도 ‘프랑스여자’ 개봉을 준비하며 다음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며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이 가장 어렵고, 오래 걸리는 편이다. 촬영은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나리오만 완성되면 영화가 거의 완성되어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촬영은 녹음, 미술, 분장, 촬영 감독 등 주요 스탭들이 적어도 2편에서 많게는 4편 모두 함께 작업했던 감독들이라 이미 다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순조로운 편”이라고 말한 김 감독은 “항상 투자를 받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웃었다.

촬영하며 고생했던 배우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영화의 배경이 겨울이라 100년만에 찾아왔다는 한여름 폭염 속 배우들이 겨울 의상을 입고 촬영하느라 고생했다”며 “그런 배우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 영화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는 파리와 노르망디 물랑에서 촬영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는 김 감독은 “물랑은 ‘칸 영화제 레지던스’에 선정돼 3개월간 전작 ‘청포도 사탕’ 시나리오를 썼던 곳이었다”며 “시나리오를 썼던 곳에서 영화를 촬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그녀의 네 번째 영화인 ‘프랑스여자’는 감독으로서 어떤 의미를 가진 작품일까. 김 감독은 “늘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영화들을 만들어왔는데 이 영화가 그런 면에서 일상과 판타지를 가장 잘 표현한 영화인 것 같다”며 “‘프랑스여자’가 한 줄로 요약되는 영화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고 집에 가는 길에 친구와 술 한잔 하며 서로가 느꼈던 구체적인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연기 경력 30년 차 관록의 김호정, 베테랑 김지영과 김영민, 신예 류아벨 배우가 출현하는 영화‘프랑스여자’는 4일 전국 극장가에서 동시 개봉된다./오지현 기자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