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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을 통해 창조한 자유로움

윤애근 10주기…회화 세계 돌아본다
은암미술관 회고전 ‘공(空)-생명의 겹’

2020년 07월 12일(일) 12:24
‘공(空) - 군무(群舞)’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윤애근 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가 타계한 지 10년이 됐다.

서울 출신인 그녀는 1978년부터 광주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고유의 접장법(接裝法·30~60여장의 한지를 화폭에 겹겹이 붙여 이를 다시 오려내고 뚫는 과정)을 고안해 내는 등 회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독창적인 조형미를 창출하는 시도를 이어왔다.

은암미술관은 예술가적 열정이 넘치던 화가이자 교육자인 윤애근(1943~2010)의 10주기 회고전 ‘공(空)-생명의 겹‘전을 오는 8월 3일까지 진행한다. 전시는 작가의 대표작 38점과 아카이브 자료들로 구성됐다.

‘공(空) - 식영정(息影亭)’
윤애근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서 3남 5녀 중 막내로 출생한 그는 여덟 살이 되던 해에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어린 나이에 전쟁의 참상을 겪었다. 전쟁 중 구호물자로 나온 크레파스를 가지고 아동미술 실기대회에 나가서 창경원을 그려 우수상을 받았으며, 수원여고 시절 각종 대회에서 큰 상을 받으면서 예술가를 꿈꾸게 됐다.

당시 홍익대학교에 입학했으나 갑자기 기울어진 가세로 학업을 중단하고 출판사에서 삽화를 그리다가 이듬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전신인 서라벌예술대학에 입학하면서 예술가의 꿈을 펼친다.

윤애근의 청년기였던 1960년대는 사회적으로 매우 빈곤하고 혼란이 가중되던 시대였지만, 그럼에도 타고난 끼와 예술가적 열정으로 화가로서의 꿈을 키워 나갔다.

그는 1963년 ‘군선’, 1964년 ‘삼밭’, 1965년 ‘갈등’, 1966년 ‘시장’ 등으로 연이어 국전에 입상해 작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한다. 이 무렵에는 주로 일상적인 모습들을 진지하면서도 담담하게 수묵화로 그려냈다.

1970년대부터 화풍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주로 대상과의 진지한 대면과 사색에 의한 것이다. 이 시기에 그려낸 ‘어촌’은 단순한 어부의 모습이 아닌, 어부의 애환이 느껴지는 본질적인 모습을 담담하게 화폭에 담아낸다. 어부의 침묵을 통해서 풍랑과 싸우고 찬바람을 맞아가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어부의 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윤애근은 1980년 이후 20여 년 동안 직관력을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에 몰입했다. 청색 공간이 주를 이루는 화면 안에서, 점점 각박해져만 가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에 에너지가 좀 더 풍부하게 분출되도록, 그리고 인간미가 넘치는 등 그 이전과 확연히 다른 표현들이 나타났다.

그의 타고난 직관력은 대상의 본질을 화면 안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는데, 이는 1980년대 이후 휴머니즘적이면서도 맑음이 드러나는 청색시대에 들어오면서 더욱 그 빛을 발한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공(空)’ 시리즈가 창작되면서 더욱 직관에 의존하는 자유로움이 창조됐다.

윤애근은 직관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왔으며, 이 예술적 직관은 자신의 내면 혹은 자신의 단아한 삶에서 체득됐다. 그가 작고한 지 벌써 10여 년이 지났지만 그의 작품들은 생명력을 지닌 채 우리들을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한다.

은암미술관 채종기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윤애근의 회화적 성과와 예술적 열정을 느끼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예방 및 관람객 안전을 위해 사전 예약제로 시행한다.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관람 가능하다.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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