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수해복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전남도가 태풍 북상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지역 내 확산으로 외부 봉사인력 수급이 어려워져 응급복구작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태풍으로 추가 피해를 입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달 초 전남을 휩쓸고 간 홍수로 구례·곡성 등 도내 북동부지역이 초토화된 이후 응급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현재 도로 하천 등 공공시설 복구는 대부분 마친 상태지만, 주택 복구와 쓰레기 처리 등 민간시설 복구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민·관·군 자원봉사자들은 구례·곡성·담양 등지에서 복구작업에 투입됐다.

하루 평균 500여명에 가까운 민간봉사자들도 주택·상가 침수현장에서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자원봉사자 투입보다는 관내 인력이 우선 지원되면서 복구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23일 곡성군에서 실시된 수해복구에는 곡성군청 공무원 350명, 군인 432명 등이 투입됐지만 민간봉사자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앞서 지난 21일 펼쳐졌던 담양군 피해현장에는 군부대 인원 503명만이 일손을 거들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전남지역 코로나19 확산세도 근심을 더하고 있다.

지난 주말(22~23일) 이틀간 16명의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았으며, 발생지역도 순천·광양·무안·나주·화순·영광·진도·곡성 등으로 광범위해지고 있다.

여기에 태풍 북상 소식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한반도를 향해 빠르게 올라오면서 광주·전남은 오는 26일 밤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바비가 제주도 서쪽해상을 지나는 26~27일까지 광주·전남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도 거세 해안 중심으로 초속 40~60m(시속 144~216㎞) 강풍이 불고, 내륙에도 초속 35m(시속 126㎞) 안팎의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보대로 태풍이 북상할 경우 수해로 인한 피해복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집중호우 복구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다가올 태풍에 대해서도 철저한 사전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길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