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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경관에 문화자원 꽃피운다

■신안군 ‘1도(島) 1뮤지엄 프로젝트’ 가보니
기점·소악도 12개 예배당 ‘12사도 순례길’
자은도 양산해변 근처 '1004 뮤지엄 파크'
퍼플섬 반월·박지도 등 문화예술관광지 거듭나

2020년 10월 22일(목) 14:59
수석박물관 앞에 조성된 수석정원.
두리에서 박지도를 연결하는 퍼플교에서 바라본 퍼플섬.
옷깃을 여며야 할 만큼 쌀쌀한 바람이 불던 지난 15일, 신안군 문화예술 언론인 팸투어에 참여해 신안 병풍도와 기점·소악도, 자은도, 안좌도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각각의 섬을 둘러보며 현재 신안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1도(島) 1뮤지엄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봤다. 신안군은 자연 자원을 활용해 섬 하나하나에 박물관과 미술관을 건립하는 ‘1도 1뮤지엄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광주에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신안 압해도 신장선착장. 이 곳에서 배를 타고 도착한 기점·소악도에는 12개 예배당이 자리잡은 12사도 순례길이 있다. 노두길로 연결된 작은 섬들인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와 진섬을 묶어 ‘기점·소악도’라고 불리는 이 곳은 썰물 때는 하나의 섬이 되고 하루 두 번 밀물 때면 물이 빠져 각각 독립된 섬이 된다. 언덕, 갈림길, 산책길 인근에서 볼 수 있는 두 평 남짓한 작은 예배당도 눈길을 끈다. 국내작가 6명, 해외작가 6명이 각각 참여해 완성시킨 이 예배당은 각각 12사도의 이름을 따 지어졌으며 사랑, 지혜, 생각 등 다양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바람을 맞으며 순례길을 걷다 보니 답답했던 마음도 한층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관광객들이 신안 세계 조개박물관에 방문해 다양한 조개를 관람하고 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자은도. 신안은 고운 모래가 인상적인 양산해변을 낀 이곳에 ‘1004 뮤지엄 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양산해변은 온갖 해양 쓰레기가 쌓여 골칫거리였던 해변 중 한 곳이었으나, 뮤지엄파크가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정화활동을 진행, 가장 깨끗한 해변이 됐다. 아직 입소문을 타지 않아 인적도 드물어 평화롭다. ‘1004 뮤지엄파크’는 현재 수석미술관과 세계조개박물관이 개관해 운영 중에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뮤지엄 파크를 박물관이 모여있는 하나의 공원이자 복합문화관광 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오토캠핑장, 현대미술관과 유리공예 미술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12사도길에 위치한 12사도의 집.
양산해변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기대되는 곳은 자은도 둔장해변에 들어설 예정인 ‘인피니또 뮤지엄’이다. 바닷가를 향해 쭉 뻗어있는 무한의 다리 ‘폰테 델 인피니또’ 부근인 자은면 한운리 일원에 건립될 인피니또 뮤지엄은 조각가 박은선과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참여할 예정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섬과 섬을 다리로 연결해 만든 무한의 다리 또한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며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그야말로 ‘힐링’이 따로 없다.
‘무한의 다리’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폰테 델 인피니또’./신안군청 제공
‘1도 1뮤지엄 프로젝트’에는 세계적인 바둑기사 이세돌,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신안만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 자원도 활용된다. 비금도에는 이세돌을 기념하기 위해 폐교된 대광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바둑박물관이, ‘평화의 섬’으로 불리는 하의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운동과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천사상미술관이 운영 중에 있다. 신안군은 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신안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알려진 김환기 화백의 탯자리인 안좌도에 위치한 그의 생가 인근 저수지에 군도형(플로팅) 미술관을 건설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김환기의 예술과 문화, 사색 등은 물론이고 인근 환경과 결합해 다양한 사색,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2사도길 대기점도 대기점 선착장에 위치한 김윤환 작가의 ‘베드로 - 건강의 집’.
최근 SNS등을 통해 젊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각광받고 있는 동시에, 홍콩의 여행잡지(U magazine)에 소개되기도 한 반월·박지도도 인기다. 일명 ‘퍼플섬’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도라지 군락지와 라벤더 정원을 중심으로 마을의 지붕과 다리가 모두 보라색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1.5㎞의 길이를 자랑하는 이 다리는 원래 있던 다리의 넓이를 확장, 보수공사를 통해 현재 퍼플교로 거듭나게 됐다. 10월인 현재는 개화시기를 지난 라벤더가 거의 시들어 그 보랏빛 장관을 볼 수는 없었으나, 한 가지 색으로 통일된 섬에 들어오니 마치 만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신안은 천사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육지와의 왕래가 많지 않았던 곳이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며 “현대미술의 성지로 불리는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의 경우 오랜 기간 준비해 많은 이들이 오가는 문화예술관광지로 거듭난 만큼 신안 역시 1도 1뮤지엄 프로젝트’를 통해 신안의 아름다운 풍광과 결합한 각종 문화예술사업을 통해 더욱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         오지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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