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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설 풍속도
2021년 02월 14일(일) 17:37
박원우 편집국장
특정 시대의 유행과 습관을 보여 주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의미로 풍속도(風俗圖)라는 단어가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SNS가 대화 또는 의사소통의 창구역할을 하는 시대에 어색함까지 느껴지는 단어이지만 아직도 한 시대의 생활상을 나타내는 의미로 언론에서 자주 쓰는 용어다.

올해 설 풍속도는 그 어느 해보다 특이했다. 코로나 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사회적거리두기에 국민 대부분이 적극 동참하면서 설 명절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고향방문이 크게 줄어들었고 연휴기간 각종 모임도 거의 없었다. 가족간의 모임까지도 규제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방침에 묵묵히 따라준 국민들 덕분에 코로나 19의 확진자 숫자는 다시 300명대로 줄어들었다. 코로나 19를 하루빨리 종식시키고 싶은 국민들의 바람이 민족 최대명절 설의 풍속도를 바꿔 놓은 것이다.



4인 이상 모임 신고 잇따라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로는 설과 추석을 꼽을 수 있다. 평소에는 자동차로 서울에서 광주까지 내려오는데 3시간 30분가량 소요되지만 명절 기간에는 8~9시간은 족히 걸린다. 도로사정에 따라 10시간 이상씩 걸리기도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그 오랜 시간 운전을 해서 고향엘 찾아간다. 사실 명절이라는 게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과 친인척을 찾아 뵙고 조상님 산소에 성묘를 하는 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가족단위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명절이면 마치 본능처럼 고향을 찾았다.

그러나 올해 설명절은 예년과 크게 달랐다. 설명절이 다가오면서 시골 마을 곳곳에는 고향에 내려오지 말라는 현수막이 나 붙었고, 각 지자체별로 고향방문 자제하기 운동이 펼쳐졌다. 덕분에 올해 설명절에는 고향을 찾는 귀성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다. 전국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귀경체증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주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설 명절에는 가족간 모임마저 5인이하로 제한되면서 가까운 곳에 사는 부모 형제들도 맘 편히 만나지 못했다. 형제들끼리 시간대를 달리해 부모님 집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형제들 모임은 가급적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렇다 보니 모임인원을 초과한 경우에는 전화 신고로 이어졌다. 명절 연휴 첫날 광산구에는 이날 오전 11시께 우산동 한 아파트에서 '5인 이상의 가족이 모여 있어 시끄럽다'는 주민신고가 접수됐다.

광산구는 현장에서 일가족 5명이 모여 식사중인 것을 적발, 발열체크와 개인당 2m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안내하고 해산 조치했다. 같은날 오후 1시30분에는 광산구 평동 소재 한 풋살경기장에서 8명 이상의 성인 남성들이 모여 운동을 하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튿날인 12일에는 광산구 수완동에서 10여명이 모임을 가진다는 신고가 들어와 확인 결과 관할 경찰서에 신고된 집회로 확인됐으며, 북구 용봉동에서는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전남대학교 캠퍼스 내 운동장과 분수대 인근에 "집합금지를 어기고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신고가 각각 1건씩 접수됐다.

남구에서는 식당에서 5명이 모여 밥을 먹는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주소지가 같은 가족으로 확인되는 등 이날 하루에만 광주 5개 구청에 총 13건의 사회적거리두기 위반 신고가 접수됐다.

예년 같으면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살아가는 얘기로 웃음꽃을 피웠을 설 명절에 부모와 친지방문 인원을 최소화하고, 4인 이상 모였는지 서로 확인해 신고하는 등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단합된 힘 코로나 종식 기대



코로나 19가 3차례나 대유행하면서 무려 1년이 넘는 기간동안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코로나 19란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 또 이런 상황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력한 사회적거리두기에 군말 없이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설명절에 눈앞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반하는 사례를 보고 그냥 넘기기가 쉽지 않아 신고를 했을 것이다.

사회적거리두기가 이처럼 생활속에서 철저히 지켜지면서 다행히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추가 확진자는 326명에 그쳤다. 설명절이 끝난 직후 다시 확진자가 늘어날 우려가 크다고는 하지만 명절기간동안 이처럼 철저히 사회적거리두기를 지켰던 만큼 큰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곧 시작되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치료하는 약이 개발됐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만 매일 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설명절 귀성을 포기했던 절박한 심정으로 조금만 더 사회적거리두기를 강하게 실천해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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