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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가요?" 행복의 상대성 이론
2021년 02월 25일(목) 09:35
출처 아이클릭아트
행복의 상대성 이론

글 한은경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장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일상에서 너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문구다. 이러한 말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하루가 행복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고, 또 행복하다고 느끼거나 행복하지 않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그렇다. 우리는 여전히 행복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도 같다. 그간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정의하고, 연구하고, 또 추구해왔다. 그렇지만 인류는 여전히 불행을 토로하며, 행복을 위하여 한 발씩 내딛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인간의 행복, 혹은 번영(flourishing)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이 결집하는 분야가 바로 ‘긍정심리학‘이다. 긍정심리학에서는 행복 및 삶의 만족을 포함하는 주관적인 안녕감(subjective well being)을 화두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축은 긍정적인 정서로, 이는 과거에 대한 만족감, 현재에 대한 행복감, 미래에 대한 낙관성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는 긍정적인 성격이다.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면서도 자신을 넘어서는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성품들에 대한 것으로, 주로 열정, 용기, 창의성, 자기통제, 통합, 지혜, 영성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 세 번째 축은 긍정적인 사회문화로, 여기에는 건강한 가족과 소통하는 이웃, 효과적인 학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미디어, 그리고 건강한 시민 의식 또는 참여 등이 포함된다. 긍정심리학은 긍정적인 정서와 성격, 사회에 관해 연구를 하는 학문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우울과 불안, 편견과 질병 등 주로 부정적 상태에 초점 맞춰져온 기존 심리학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간 행복에 관한 과학적 연구들에서 밝혀져 온 사실들은 무엇일까?

첫째, 행복은 짧은 주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 애덤 크레이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 자료를 중심으로 자연관찰을 진행한 결과, 다른 요일에 비해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을 가장 행복한 요일로 인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요일뿐만 아니라 일과에서도 이러한 행복의 주기는 관찰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우리의 정서는 변하는데, 대개 긍정적인 정서는 아침에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오후 시간을 지나 점차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 물론 사소한 교통체증과 같은 일상의 스트레스 사건에 따라 편차가 나타나지만, 다음날이 되면 우울한 기분은 거의 항상 개선된다는 점이다. 즉, 안녕감이나 행복은 비교적 짧은 주기를 가지면서도 단기적 혹은 장기적으로는 균형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이러한 과학적 연구결과들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둘째, 승진, 로또 당첨 등 지금보다 더 부유해진다면 더 행복해질까? 너무도 다행스러운 것은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는 것이 과학적 연구에서 밝혀졌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 부유함은 특정 유형의 고통을 피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어떤 면에서는 행복과 관계가 있기도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경제적 부유함은 행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예로, 1950년대 이후 미국인들의 소득은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지만, 행복은 별다른 증가가 없거나 오히려 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거나 권력과시 목적으로 부를 추구하는 사람들에 비해 가족을 부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개인적 부유함보다는 개인적 성장이나 사회공헌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서 안녕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적응과 비교의 관점에서 볼 때 행복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즉, 과거의 경험과 타인과의 비교라는 측면에서 행복은 상대적이다. 심리학자 헤리 헬슨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현재의 자극들을 평가하는 경향성을 보이는데, 현재의 상태가 개선되어 만족감을 느끼다가도 그 상태에 적응이 되면 그것을 일상 혹은 균형으로 간주하게 돼서 또 다른 상태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급여가 오르면 회사에 충성을 다할 것 같지만, 그 마음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또 오래된 중고차에 만족하다가도 회사 동료가 신차를 구입하면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행복이 결정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나는 다리를 잃은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내가 신발이 없다는 것으로 인해 슬퍼했다“는 페르시아 격언과 일치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심리학이라는 학문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예측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행복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통해 어떤 사람들이 행복하고, 또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예측할 수 있다. 그간의 행복에 대한 예측요인 중 행복과 무관한 요인들을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신체적 매력, 성별, 연령, 부모가 되는 것 등이었다. 또한 행복은 콜레스테롤 수치처럼 유전자 영향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조절이나 통제를 시도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를 위해 기억해둘 만한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시간의 관리(실천 가능한 목표나 시간의 설정은 미결감보다는 완결감을 갖게 하면서 만족을 증진시킬 수 있다), 마음의 관리(행동의 결과로도 긍정적인 정서가 나타날 수 있음을 기억하고 행복한 사람처럼 행동할 수도 있으며, 한 번에 큰 만족보다는 일상의 작은 만족의 빈도를 늘리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보거나 친밀한 관계에 우선순위를 두기 등), 몸의 관리(이완, 숙면, 운동 등)가 그것이다.



”잘 사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 되기 쉬워“라는 드라마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나의 아저씨).

과연 그럴까? 그럴 수도 있지만 계속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과학적 연구결과들은 말해주고 있다.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는 더 많은 돈을 기부하고, 다른 사람이 떨어뜨린 서류를 집어주며, 자발적으로 시간을 할애해 선행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 밝혀졌는데, 심리학자 샐로비는 이러한 현상을 ’기분이 좋으면 선행을 하는 현상(feel-good, do-god phenomenon)‘으로 명명한 바 있다(그 역 또한 성립함). 그렇지만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좋은 사람과 잘 사는 사람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잘 사는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또 다른 행복의 지름길이라 말하고 싶다.



한은경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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