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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원 근로자 고용 승계 보장하라

강성수 논설실장 겸 월간국장

2021년 04월 04일(일) 18:44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아시아문화원 근로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 법률안’(아특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히려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이다. 아특법 개정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을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법안에 포함됐던 아시아문화원 직원들의 고용 승계를 위한 부칙이 삭제되면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2월 26일 아특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과 시민들은 물론 자치단체, 사회단체 등 모든 기관·단체들이 적극 나섰다. 아특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위해 모든 지역 역량을 총동원했던 것이다.

-아특법 개정안 부칙 삭제-
아특법 개정안은 아시아문화원을 해체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가기관인 아시아문화전당으로 편입해 역할과 기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발의됐다. 법안이 마련됨에 따라 문화전당은 관련 콘텐츠 창·제작, 연구조사, 국내외 교류 협력사업을 위한 문화발전소로서의 역할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특법 개정안은 가결됐지만, 아시아문화원 직원들의 고용불안 문제가 급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던 당시 문화원 근로자들은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수차례 건의했었다. 정치권은 문화원 직원들을 문화전당이나 재단에 이직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고용 승계’를 약속했었다. 하지만 법안 논의과정에서 재단으로의 승계는 정원과 예산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문화전당으로 승계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자 이병훈 의원과 광주시, 시의회 등은 문화원 근로자의 고용 승계를 약속하는 협약을 맺고, 이를 법안 부칙 제3조에 추가했다.
그러나 고용 승계를 명시한 ‘아시아문화원 직원의 채용 특례’ 부칙은 국가공무원법과 상충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더군다나 국회 법사위에서 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결국 삭제됐다. 이에 따라 문화원 직원들은 사직하거나 신입채용 과정을 거쳐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다시 입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시아문화원 전신인 아시아문화개발원은 6년 전 이미 한 차례 쓰라린 경험을 겪은 바 있다. 갑작스러운 기관 해산으로 고용 승계절차 없이 200여명이 해고된 것이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아시아문화원 노조는 최근 결의대회를 열고 개정안 철회와 고용보장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65세 정년을 보장하는 계약서를 작성해 놓고 이제 와서 구제방안이 없다고 ‘나 몰라라’하는 사측의 행태에 분개했다. 노조는 국회를 통과한 아특법은 우리를 해고한 ‘해고통보법’이라며 노동권과 생존권을 조롱하는 이들에게 더이상 기대하지 않겠다고 규탄했다. 이어 법안 철회와 함께 근로자들의 고용보장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최원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는 지난달 29일 간담회에서 오는 6월까지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전당, 문화원,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등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특법 개정안에 따라 아시아문화원 직원들은 구체적인 시행령과 규칙 정비가 마무리되면 정식 해고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아특법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는 지역 여론에 묻혀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문화전당 이끌어온 주체-
국가기관 법적 지위를 확보한 문화전당은 올해를 세계적 문화예술기관 도약의 해로 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인류 핵심가치가 된 ‘포스트 휴머니즘’을 올해 핵심 주제로 설정, 이를 달성하기 위한 3대 추진전략과 11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문화전당이 진정한 아시아 문화예술 핵심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조직과 인력이 제자리에서 기능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 아시아문화원 직원들은 문화전당 정상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인력이다. 문화전당 개관 이후 6년간 아시아문화연구 및 콘텐츠 제작업무를 수행하며 전당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주체이기도 하다. 생계를 걱정하며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아시아문화원 직원들의 숨죽인 절규에 정부와 광주시가 화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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