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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5기’ 해저터널, 이번엔 반드시 뚫는다

여수 삼일동-경남 남해군 10분내 최단거리 연결
20년 전 첫 구상 이후 ‘경제성 없다’ 번번이 실패
기재부 예타조사 진행…이달 5개년 계획 최종 확정
균형발전·동서통합·국도 77호선 구간 완성 등 기대

2021년 06월 28일(월) 14:45
지난 4월 26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과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전남도와 경남도, 여수시, 남해군이 주관해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여수~남해 해저터널 조기 구축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4전5기’ 해저터널, 이번엔 반드시 뚫는다
여수 삼일동-경남 남해군 10분내 최단거리 연결
20년 전 첫 구상 이후 ‘경제성 없다’ 번번이 실패
기재부 예타조사 진행…이달 5개년 계획 최종 확정
균형발전·동서통합·국도 77호선 구간 완성 등 기대

전남과 경남이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선 여수~남해 간 해저터널 건설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여년 전 첫 구상이 나온 이후 지금껏 경제성에 발목 잡혀 번번이 고배를 마셔온 이 사업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르면 6월 중 나오는 것으로, 전남도와 여수시, 경남도와 남해군, 정치권, 주민 등 양 지역사회가 총결집해 정부의 전향적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4전 5기’ 해저터널

여수~남해 해저터널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여수시 삼일동과 경남 남해군 서면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부산에서 남해안과 서해안의 해안을 따라 북한의 개성까지 연결되는 국도 77호선 중 남해안 구간에서 유일하게 연결되지 않은 여수~남해 부분을 잇게 된다.
길이는 해저 4.2km, 육상 1.73km 등 총 7.3km로 6,312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전망이다.
해저터널 건설은 20여년 전 첫 구상이 나온 이후 지금껏 네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실패했다.
이 사업은 1998년 7월 당시 문화관광부가 남해안관광벨트 개발계획에 현수교로 여수와 남해를 연결하는 한려대교 건설사업을 포함하면서 시작됐다.
1999년 여수·진주·사천 상공회의소 공동건의, 남해군민 청와대 청원서 제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공동건의문 채택, 전남·경남지사 공동건의 등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2002년 3월 국토개발연구원이 진행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발목 잡혔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2차로 현수교 ▲4차로 현수교 ▲바닷속 땅바닥 위에 터널 구조물을 설치하는 침매터널 방안을 두고 이뤄졌다. 당시 땅속을 굴착해서 건설하는 해저터널은 검토하지 않았다. 조사결과 경제성 지표인 비용 대비 편익(B/C)이 2차로 현수교 0.84, 4차로 현수교 0.58, 침매터널 0.80에 그쳤다.
이어 2005년 11월엔 국토교통부의 예비타당성 2차 조사결과가 도출됐지만, 결과는 2002년 조사 때보다 더 나빴다. 4차로 현수교와 4차로 해저터널 등 두가지 방안을 검토됐는데, 비용 대비 편익이 각각 0.045, 0.108에 불과했다.
3차 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이 한국교통연구원에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맡기면서 이뤄졌다. 2013년 4차로 현수교와 쌍굴 해저터널 두가지 방안을 검토한 결과, 비용 대비 편익이 각각 0.14, 0.39로 2차 조사 때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경제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4차 조사는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2016~2020년) 계획’ 수립을 위한 일괄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면서 이뤄졌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해저터널에 견줘 3배가량 비용이 많이 드는 현수교를 제외하고, 쌍굴 해저터널만 검토했다.
2016년 3월 나온 조사결과, 비용 대비 편익은 0.33에 그쳤고, 경제성에 지역균형과 정책성까지 평가하는 종합점수도 0.439에 불과했다. 결국 이 사업은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낮은 경제성에 발목 잡혀 모두 네 차례나 실패한 이 사업은 지난해 다시 파란불이 켜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2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2021~2025년) 계획’ 수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사업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맡겨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중이며, 빠르면 6월 조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결과에 따라 오는 7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을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해저 쌍굴’ 최단거리 연결

여수~남해 해저터널 여수시 추진위원회는 지난 4월 10일 창립식을 갖고 범시민 서명운동 등에 주력하고 있다.
여수~남해 해저터널 길이는 해저 부분 4.2㎞와 육상 부분 1.73㎞ 등 5.93㎞다. 여기에 접속도로 1.37㎞를 합쳐 전체 도로 길이는 7.3㎞다. 터널은 바다 밑 땅속에 2개의 굴을 나란히 파서 남해 방향 2차로와 여수 방향 2차로를 각각 건설하는 ‘해저 쌍굴’이 검토되고 있다. 올해 안에 설계하면 2029년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현재 80㎞, 1시간 20분가량이 소요되는 여수~남해 간 거리는 8㎞, 시간은 10분 이내로 단축된다.
전남과 경남은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여수시와 남해군이 30분대 공동생활권이 가능해지는 등 남해안 관광벨트 완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수 등 전남 동부권의 연간 관광객 4,100만명과 남해 등 경남 서부권의 연간 관광객 3,000만명이 연결돼 엄청난 관광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호남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효과만도 3,899억원으로 추산된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커 건설과정에서 취업유발자수 5,531명, 고용유발 4,043명의 효과가 기대된다.
광역생활권 형성으로 단절된 공동체 복원 등도 이뤄지게 된다.
해저터널 건설로 30분 이내 기초생활서비스가 제공되고, 60분 이내 문화·교육·의료 등 복합서비스가 가능해 진다. 5분 이내 응급조치 생존율 향상으로 주민 삶의 질 제고도 기대된다.
여수시의 경우 동서방향 광역교통망이 추가돼 서부 경남까지 이용범위 확대로 지역상생 효과를, 남해군은 여수공항, 여수KTX역 등 교통 접근성 향상에 따른 주민편의 증진을 도모한다.
전남과 경남은 특히 지역균형발전과 동서화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인 해저터널 건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 목표인 ‘전 지역이 고르게 잘사는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양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필요성도 대두된다.
현재 여수지역에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경도리조트 개발, 대규모 박물관 조성, 해양마리나시티 개발, 자연휴양타운 건설 등을 구상·추진중이다.
남해지역도 2022년 보물섬 남해방문의 해 지정, 설리지구 대명리조트 개발,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 죽방림 관광자원화, 남해안 오션뷰 전망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 지자체는 해저터널을 통해 이들 프로젝트의 접근성, 수요 확보, 사업성 등 일부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균형 비중 상향 기대감

SK건설이 지은 유라시아 해저터널 조감도. 성공적인 건설을 마치고 2015년 올해 세계 최고 터널을 수상했다.
정부는 현재 여수~남해 해저터널을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수행중인 예타 조사는 경제성 평가(B/C), 지역균형발전성 평가, 정책성 평가를 거쳐 종합평가(AHP)로 이어진다.
경제성 평가가 기재부에 보고되면 지역균형발전성 평가와 정책성 평가를 6월 말까지 진행해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B/C가 1 이하이더라도 지역균형발전성, 정책성을 감안한 AHP가 0.5 이상이면 예타 평가를 통과하게 된다.
전남과 경남은 이번 5차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을 4차 조사 때보다 2배가량 높은 0.6 이상을 받아 종합점수 0.5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목표를 크게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사회간접자본사업 평가체계가 2019년 개편된 덕이다. 2019년 이전엔 예비타당성 조사를 할 때 경제성 35~50%, 지역균형 25~35%, 정책성 25~40%의 비중으로 평가해 종합점수를 냈다. 하지만, 2019년 개편 이후엔 비수도권 사업에 대해 경제성 30~45%, 지역균형 30~40%, 정책성 25~40% 비중으로 평가해 종합점수를 낸다. 경제성 비중이 5%p 내려가고, 지역균형 비중이 5%p 높아졌다.
비용 대비 편익이 0.6 이상 나와 종합점수 0.5를 넘기더라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변함없다. 전남과 경남은 가능한 높은 점수를 받은 뒤 경제성보다 남해안관광벨트 구축, 국토균형발전, 영호남을 잇는 실질적 동서 통합의 계기 마련을 위해 이 사업을 정책적으로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할 방침이다.
만약 경제성 부족으로 또다시 ‘5개년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국가재정법 제38조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건의할 계획이다. 국가재정법 제38조 2항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대해선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지역사회 역량 총결집

SK건설이 지은 유라시아 해저터널 조감도. 성공적인 건설을 마치고 2015년 올해 세계 최고 터널을 수상했다.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을 위해 토론회와 서명운동 등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도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4월 10일 ‘여수~남해 해저터널 여수시 추진위원회’ 창립식을 열고 범시민 서명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민간이 주도하는 추진위는 여수시 범시민 15만 서명 운동과 조기 건설 촉구 공동건의 및 청원서 제출 등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남해군은 앞서 2월 추진위 구성을 마쳤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온·오프라인에서 4만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3월 29일 기재부와 국토부 등에 명부를 전달했다.
지역 정치권도 대토론회를 여는 등 당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여수을)과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이 공동주최하고, 전남도와 경남도, 여수시, 남해군이 주관한 토론회가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돼 여수~남해 해저터널 조기 구축에 대한 공감대를 넓혔다.
김태년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토론회 축사를 통해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여수~남해간 이동시간이 80분에서 10분 이내로 대폭 단축돼 관광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해저터널 건설을 통해 영호남이 하나로 묶이고, 여수시와 남해군의 새로운 경제동력이 돼 국가 경제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회재 의원은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은 20여년 전 처음 구상된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토균형발전과 동서화합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사업규모가 여수~남해 해저터널과 거의 동일한 보령~태안 해저터널 사업이 지난 2010년 착공 이후 올해 연말 완공될 예정인 만큼 여수~남해 해저터널은 사업기간과 안전성 면에서 훨씬 용이하게 건설될 수 있다”며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을 현실화해 영호남 상생실천의 큰 획을 긋는 이정표를 제시하고, 국가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상필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은 17대부터 20대까지 대선공약에 계속 반영되었지만, 아직까지 추진되지 못한 상황이다”며 “국가균형발전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상징으로서 여수~남해 해저터널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여수~남해 해저터널은 국토 균형발전, 실질적 동서통합 실현, 국도 77호선 미연결 구간 완성을 통한 관광산업 발전,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과 한려해상 국립공원 권역 통합을 통한 관광 경쟁력 증진 등이 기대된다”며 “해저터널이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근산 기자         정근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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